도대체 이 두 사람은 누구를 만족시키려고 이러는 거였을까? 리마의 관객들? 아니, 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만족하고 있었다. 우리는 놀라운 수준의 훌륭한 것들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와서, 우리가 다시 경험하지 못할 아름다움을 희미하게 기억한 채 살다가, 다시 그 세계로 돌아간다. 피오 아저씨와 카밀라 페리촐레는 그들보다 앞서 칼데론이 스페인에서 그랬던 것처럼, 천상계 수준의 연극을 페루에서 일궈내려고 스스로를 고문하고 있었다. 걸작이 목표로 하는 대중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다. - P145

 화창한 날이면 두 모자가 인공으로 조성된 계단식 정원을말없이 걷고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그럴 때 카밀라는 자신이 항상 사회적 지위와 연관 지어온 지극한 행복이 언제 시작될지 생각한 반면, 돈 하이메는 그저 햇살을 즐기며 언제 또 구름이 밀려올지 걱정했다. 그들은 어느 외딴 나라에서, 혹은 옛 민요에서 튀어나와 길을 잃고 이곳에 흘러든 존재처럼 보였다. 아직 새로운 언어를 배우지도 새로운 친구를 찾지도 못한 채 말이다. - P163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그녀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의젓한 어린소년이 여관에 나타났다. 소년이 입은 고급 옷은 낡고 얼룩져 있었고, 갈아입을 옷이 담긴 작은 보따리를 손에 들고 있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용돈으로 쓰라며 금화 한 닢을 챙겨 주었다. 잠 못 이루는 밤에 보라며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작은 돌멩이도 주었다. 그들은 마차를 타고 함께출발했지만, 곧 피오 아저씨는 덜컹거리는 마차가 소년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소년을 목말 태우고 걸어갔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에 가까워졌을 때, 하이메는 수치심을 감추려 애썼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오 아저씨가 그의 친구인 한 선장을 방금 앞질렀기 때문에 특히 더 창피했다. 그들이 다리에 도달했을때, 피오 아저씨는 어린 소녀와 함께 여행 중인 한 노부인에게 말을 걸었다. 피오 아저씨는 다리를 건너고 나면 잠시 앉아서 쉬자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그럴 필요가 없게되었다. - P181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삶의 목표로 삼았던 특성들이 어디에나 있고, 세상은 이미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그것을 말해 주는 새로운 증거에,
마치 소녀처럼 행복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 P204

지금 이 순간에도 나 말고 에스테반과 페피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카밀라만이 그녀의 아들과 피오 아저씨를 기억하고, 오직 이 여인만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그러나 우리는 곧 죽을 것이고, 그 다섯 명에 대한 모든 기억도 지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자신도 한동안 사랑받다가 잊힐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 사랑이면 충분하다. 모든 사랑의 충동은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랑으로 돌아간다. 사랑을 위해서는 기억조차 필요하지 않다. 산 자들의 땅과 죽은 자들의 땅이 있고, 그 둘을 잇는 다리가 바로 사랑이다. 오직 사랑만이 남는다. 오직 사랑만이 의미를 지닌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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