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의 사장은 이런 식으로 야비하게밖에 표현할 도리가 없는데) 돈밖에 모르는 인간이었다. 그에게는 사람보다 상품이 더 중요했다. 그는우리가 절대 돼지를 때리지 못하게 했다. 상품에 흠집이 생기면 안 되니까. 그가 감시하는 동안뿐이긴 했지만 어쨌거나 농장의 원칙은 그랬다. 하지만 횡성의 사장은 사람을 물건처럼 대하지 않았다. 그가 물건처럼 다루는 것은 돼지뿐이었다. 그는 진심에서 우리가 너무 힘들게일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돼지를 때리는 것도 전기 충격기를 쓰는 것도 막지 않았다. 전자는 법적 책임을 피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지두들겨 팰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돼지에게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게했다. 후자는 뺨을 얻어맞으면 자기가 뭘 잘못했나부터 고민할 사람이었지만 돼지에게 전기 충격 주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
고대 로마의 귀족들은 이성의 노예들이 보는 자리에서 옷을 갈아입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성적으로 문란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노예는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횡성의 양돈장에서 보았던 일들도 같은 논리로 이해한다. 그건 그들이 폭력적이어서가 아니라 동물은 물건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어느 과학자의 말을바꿔서 표현해보자면 생명관에 상관없이 좋은 사람은 동물을 아끼고 악한 사람은 동물을 학대한다. 그런데 좋은 사람이 동물을 학대하는경우, 그것은 대부분 동물은 물건이라는 믿음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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