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여기에 고래 특유의 강한 생명력, 두꺼운 벽과 널찍한 내부 공간의 보기 드문 효력이 나타나 있는 듯하다. 오오, 인간들이여! 고래를 찬미하고, 그들을 본받아라! 그대들도 얼음 속에서 따뜻한 체온을 유지해라. 그대들도 이 세상의 일부가 되지 말고 이 세상 속에서 살아라. 적도에서는 시원하게 지내고, 극지에서도 피가 계속 흐르게 하라. 오오, 인간들이여! 성베드로 대성당의 거대한 돔처럼, 그리고 고래처럼, 어떤 계절에도 그대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라. 하지만 이런 미덕을 가르치는 것은 얼마나 쉽고, 그러면서도 얼마나 가망없는 일인가. 성베드로 대성당 같은 돔을 가진 건축물은 얼마나 드물고, 고래만큼 거대한 생물은 또 얼마나 드문가! - P383
고래처럼 거대한 생물이 그렇게 작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토끼보다 작은귀로 우렛소리를 듣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하지만 고래의 눈이 허셜의 망원경 렌즈만큼 크고 귀가 성당 입구만큼 넓다면 고래는 더 멀리까지 볼수 있고 고래의 청각은 더 예민해질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넓히려고 애쓰는가? 그보다는 마음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하는 데 노력하라. - P409
만약에 타슈테고가 고래 머릿속에서 죽었다면 그것은 매우 귀중한 죽음이었을 것이다. 가장 하얗고 가장 향기로운 경뇌유 속에서 질식하여, 고래의 몸에서 가장 신성하고 은밀한 내실에 입관되고 영구차로 운반되어 매장되는 격이니, 얼마나 고귀한 죽음이었을 것인가. 이보다 더 감미로운 죽음이 있다면, 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한 가지뿐이다. 오하이오 주의 어느 벌꿀 채취자가 속이 빈 나무의 아귀 속에서 꿀을 찾다가 구멍 속에 꿀이 가득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 깊이 몸을 들이미는 바람에 꿀이 오히려 그를 빨아들였고, 그래서 그는 꿀로 방부 처리된 채 죽고 말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꿀이 가득 든 플라톤의 머리에 빠져 거기서 감미롭게 죽어간 사람은또 얼마나 많았던가? -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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