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덜 잔 피곤한 뇌는 줄줄 새는 기억 거름망과 다를 바 없다. 학습한 것을 받아들여서 흡수하거나 효과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런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부분 기억상실증을 일으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린 뇌에게 일찍 일어나는새가 되라고 강요하는 것은 벌레를 잡아먹지 못하게 만드는 셈이 될것이다. 그 벌레가 지식이나 좋은 성적이라면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잠을 박탈함으로써 한 세대의 아이들을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만들고 있다. 등교 시간을 늦추는 것이야말로 확실하게, 그리고 말 그대로 영리한 선택이다.
수면과 뇌 발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우려되는 추세 중 하나는 저소득가정과 관련이 있다. 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추세다. 사회 경제적으로 하층에 속한 아이들은 자가용으로 등교할 가능성이 더 적다. 부모가 오전 6시나 그 이전에 업무를 시작하는 서비스산업에서 일을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런 아이들은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며, 따라서 부모가 학교까지 태워주는 아이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 결과 그렇지 않아도 불리한 입장에 있는 이 아이들은 더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보다 잠을 으레 덜 자기 때문에 더욱 불리해진다. 그 결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악순환이 지속된다. 깨고 나오기가 무척 어려운 닫힌 체계다. 우리에게는 이 악순환을 타파할 적극적인 개입 방법이 절실히, 그것도 빨리 필요하다. - P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