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법무병원의 현재 총 환자 수는 1천 명 정도다. 숫자로만 보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잘 안 되겠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이 약 1300병상이므로 국립법무병원도 굉장히 큰 병원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서울성모병원은 거의 모든 진료과가 있는 종합병원이지만, 국립법무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하나만 있는 단과 병원이다. 다시 말해 1천 명 가까운 환자가 모두 정신질환자라는 이야기인데, 정신건강의학과 단과 병원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그런데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정신과 전문의는 원장님, 의료부장님을 포함해 나까지 다섯명뿐이다. 그 밖에 다른 병원에 근무하거나 개원한 정신과 의사들이 파트타임으로 일주일에 이삼 일 정도 근무하고 있다. 오늘 내 모니터에 뜬 담당 환자 수는 163명으로, 작년부터 거의 2년째 환자 수가 이 수준이다. 정신건강복지법에서 규정하는 정신과 병원의 의사 일인당 적정 환자 수는 60명인데, 내가 보고 있는 환자 수와 비교하면 삼분의 일 수준이다. - P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