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토닌
우리의 시교차상핵은 멜라토닌이라는 몸속을 순환하는 전령을 통해 뇌와 몸 사이에 밤낮의 신호를 반복하여 전달한다. 멜라토닌에는 여러 가지 별명이 붙어 있다. <어둠의 호르몬>, <뱀파이어 호르몬>이라는 별명도 있다. 사악해서가 아니라, 그저 멜라토닌이 밤에 분비되기 때문이다. 시교차상핵의 명령을 받아서, 어둑해진 직후 솔방울샘 pinealgland에서 혈액으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솔방울샘은 뇌 뒤쪽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멜라토닌은 뇌와 몸에 명확한 전갈을 큰소리로 외치는 성능 좋은 확성기처럼 행동한다. <컴컴해졌어, 컴컴해졌다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밤의 영장을 받은것이며, 그와 더불어 잠자리에 들 때리는 생물학적 명령도 전달된다.
이런 식으로 멜라토닌은 몸 전체로 어둠의 신호를 체계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잠을 잘 시간을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잠드는 것 자체에는 거의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이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잠을 올림픽 100미터 달리기 경기라고 하자. 멜라토닌은 <선수들, 제자리>라고 말하는 심판의 목소리다. 그 뒤에 출발 신호와 함께 경주가 시작된다. 심판(멜라토닌)은 경주(잠)가 시작될 때에는 통제를 하지만, 경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 비유를 이어 가자면, 선수들 자체는 잠을 적극적으로 생성하는 다른 뇌 영역들과 과정들이다. 멜라토닌은이 잠을 생성하는 뇌 영역들을 잘 시간이라는 출발선에 모은다. 멜라토닌은 그저 잠자기라는 경기를 시작하라는 공식명령을 내릴 뿐이다. 잠경주자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멜라토닌 그 자체는 강력한 수면 보조제가 아니다. - P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