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정(廟庭)의 노래

1
남묘(南廟) 문고리 굳은 쇠 문고리
기어코 바람이 열고
열사흘 달빛은
이미 과부의 청상(靑裳)이어라

날아가던 주작성(朱雀星)
깃들인 시전(矢箭)
붉은 주초(柱礎)에 꽂혀 있는
반절이 과하도다

아-어인 일이냐
너 주작의 성화(星火)
서리 앉은 호궁(胡弓)에
피어 사위도 스럽구나

한아(寒鴉)가 와서
그날을 울더라
밤을 반이나 울더라
사람은 영영 잠귀를 잃었더라

2
백화(白花)의 의장(意匠)
만화(萬華)의 거동의
지금 고오히 잠드는 얼을 흔들며
관공(關公)의 색대(色帶)로 감도는
향로의 여연(餘烟)이 신비한데

어드매에 담기려고
칠흑의 벽판(壁板)위로
향연(香煙)을 찍어
백련을 무늬 놓는
이 밤 화공의 소맷자락 무거이 적셔
오늘도 우는
아아 짐승이냐 사람이냐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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