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자랑이라면 ‘프린스‘ 다방에서 오래 앉아 책을 읽었다는 것.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좀 오래 앉아 있을 만한 인내심이 생겨야 할터인데
이것은 강인한 정신이 필요하다.
오래 앉아 있자!
오래 앉아 있는 법을 배우자.
육체와 정신과 통일과 정신과 질서와 정신과 명석과 정신과 그리고 생활과 육체와 정신과 문학을 합치시키기 위하여 오래 앉아 있자! - P676

10월 6일
시 「잠꼬대」를 쓰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썼는데, 현경한테 보이니 발표해도 되겠느냐고 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언론 자유‘에 대한 고발장인데, 세상의 오해 여부는 고사하고, 현대문학지에서 받아줄는지가 의문이다. 거기다가 거기다가 조지훈도 이맛살을 찌푸리지 않는가?
* 이 작품의 최초의 제목은 「金日成萬歲」. 시집으로 내놓을 때는이 제목으로 하고 싶다.
미(美)는 선(善)보다 강하다. - P722

10월 18일
시 「잠꼬대」를 <자유문학》에서 달란다. 「잠꼬대」라고 제목을 고친 것만 해도 타협인데, 본문의 ‘金日成萬歲‘를 ‘김일성만세‘로 하자고 한다.
집에 와서 생각하니 고치기 싫다. 더 이상 타협하기 싫다.
하지만 정 안 되면 할 수 없지.‘ ‘부분만 언문으로 바꾸기로 하지.
후일 시집에다 온전하게 내놓기로 기약하고.
한국의 언론 자유? Goddamn이다! - P723

 그중에서도 고은을 제일 사랑한다. 부디 공부 좀 해라. 공부를 지독하게 하고 나서 지금의 그 발랄한 생리와 반짝거리는 이미지와 축복받은 독기가 죽지 않을 때, 고은은 한국의 장 주네가 될 수 있다. 철학을 통해서 현대 공부를 철저히 하고 대성하라. 부탁한다.
1965년 12월 24일 - P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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