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은 없는 나라에 웬 교회만 이렇게 많은가. 왜 교회를 볼 때마다 공장이 연상되는가? 요즘 2, 3년 내로 머리악*을 쓰고 집들을 짓는 바람에 교회와 그 주위의 민가들과의 콘트라스트가 약간 완화되기는했지만, 그래도 매머드 교회들의 위관은 속인들로 하여금 그리 좋은 기분을 갖게 하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교회인가?
이런 질문을 우리들은 집채만 한 배우 얼굴이 걸려 있는 극장이나궁전 같은 고층 병원 앞을 지나갈 때처럼 교회 앞을 지나갈 때마다 하게 된다. 저것은 우리의 병원이 아니다. 저것은 내가 들어갈 극장이 아니다. 저 국민학교는 내 자식을 넣기에는 힘에 겹다. 이와 비슷한 해답이 교회를 볼 때마다 나온다.
오늘날 우리들의 잠재의식은 대제도(大制度)에는 거저가 없다는 공포에 젖어 있다. 저 큰 집을 어떻게 거저 들어갈 수 있을까? 입장료가 없을까? 이렇게 구질구질한 옷을 입고 들어가도 타박을 맞지 않을까하는 공포감이다.
그것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우리들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용한다. 우리들에게 조금도 물질적인 해는 주지 않지만 사실은 깜짝 놀랄 만큼 무섭게 우리들을 이용하고 있다. 입장료도 무섭지만 입장료를 안 받는 것은 더 무섭다.
교회가 이러한 현대의 대제도의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근본적으로 대제도의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 공포를 주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위해서는 매머드 건물을 과시하지 말아야 한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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