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소개하다
새우는 바다의 열매 같은 거야. 바비큐 해도 되고 끓여도 되고 볶아도 되고살짝만 익혀도 되고 프라이팬에 튀겨도 되고 기름솥에 넣고 튀겨도 되고...
파인애플 새우도 맛있고 레몬 새우도 맛있고 코코넛 새우도 맛있고 고추새우도 맛있고 새우 수프도 맛있고 새우 스튜도 맛있고 새우 샐러드도 맛있고 새우샌드위치도 맛있고..."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는 ‘바‘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는 주인공 톰행크스의 절친한 군대 동기로 머릿속엔 오로지 새우 생각밖에 없는 어딘가 살짝 모자라 보이는 청년이다. 버바의 가족은 대대로 앨라배마에서 새우 요리를 만들며 살아왔는데 그의 꿈도 군에서 돈을 모아 자신만의 새우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보시다시피 버바에게는 오직 한가지 대화 주제만이 존재했다. 새우. 소총 조립할 때도, 군화 닦을 때도, 바닥 청소할 때도 버바는 오직 새우 이야기뿐이었다.
작가란 어떤 면에선 버바 같은 존재다. SF를 쓰든 동화를 쓰든 논픽션을 쓰든 깊숙이 내려가 보면 그들이 하고자 하는 말은 언제나 하나뿐이다. 버바의 새우가 내게는 ‘노동‘이다. 사람들이 일하는 이야기. 먹고살기 위해 우리가 참고 벼르고 각오하는 이야기. 인간이 무의식의 세계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지지고 볶는 이야기. 내가 읽고 싶고 또 쓰고 싶은 이야기는 항상 그런 것이다.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