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경기는 어느 쪽으로도 흐를 수 있고 누구도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구호를 외치면서정말로 이길 거라 믿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아주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질 가능성을 감안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스타렉의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를 성공적으로 속이는 선수들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이렇게 스스로를 속일 수 있는 사람들은 운동경기에서 승리할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더 행복하다고 한다(그런 의미에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현실을 비관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라는 말도 있다). 운동선수들의 멘탈 트레이닝은 결국 분명한 신체 손상의 위험, 분명한 패배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거나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스스로에게 거짓말을하는 연습이다. - P326

케이 박사는 자신의 신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면 경제적으로 편안한 여생을 살았을 것이다. 이라크에서 사찰 작업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와 사직서를 냈을 때 CIA에서는 그에게 고문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CIA의 제안이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한것임을 알았기에 거절했고, 의회와 언론 앞에서 진실을 알리는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그는 워싱턴에서 배신자 취급을 받았다.
드로긴 기자는 자신의 안위를 포기하고 용기 있게 신념을 선택한 데이비드 케이 박사야말로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케이 박사는 영웅이기에 앞서 전문가로서의 자세를 보여준 사람이다. 사담 후세인이 WMD를 갖고 있다고 굳게 믿고이라크에 들어갔음에도 자신의 신념으로 사실을 숨기지 않았고,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자 이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앞길을 막을 것임을 알았어도 진실을 말하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드로긴 기자의 말처럼 "세상은 이런 전문가보다는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기꺼이 거짓말을 하거나 입을 다무는 사람을 선호한다." 케이 박사는 대중에게 잊혔지만 9.11 테러가 일어난 날 백악관 사람들에게 후세인이 WMD 를 숨기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내세우며 이라크를 침공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던 폴 울포위츠는 그런 충성의 대가로 2005년에 세계은행 총재가 되었다(성추문 등의 문제로 2년 만에 사퇴했다). 부시의 다른 충성파 멤버들도 대부분 영전했다. 데이비드 케이 박사의 용기가 더욱 널리 알려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험 많은 전문가의 정직한 의견을 듣기 싫어하는 사회는 대중을 기꺼이 속이려는 사람들이 이끌게 되기 때문이다. - P3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