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인종주의적인가? ‘자본주의‘가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자본주의를 어떤 시각에서 인식하는지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진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각을 탐색해볼 만하다. 대학과 기업뿐 아니라 상식 속에 군림하는 첫 번째 접근법은 자본주의를 시장 ‘교환‘의 렌즈를 통해 바라본다. 반면 사회주의자나 노동조합 운동가, 그 밖의 노동 투쟁 지지자들에게 친숙한 두 번째 시각은 자본주의의 요체를 좀더 심층에 있는, 상품 생산에서 벌어지는 임금노동 착취‘에서 찾는다. 그리고 제국주의 비판을 통해 발전한 세 번째 시각은 피지배 민족에 대한 자본의 ‘수탈‘을 부각시킨다. 그중 나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시각을 결합함으로써, 세 접근법 중 어느 하나만을고려했을 때 놓치는 것, 즉 인종적 억압을 떠받치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토대에 다가갈 수 있다고 제시한다. - P78

난점은 마르크스가 자본의 임금노동 착취 과정에만 너무 집중했기에 착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또 다른 근본적인 과정을 체계적으로 숙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증명되기만 한다면 인종적 억압과 뿌리 깊이 연결돼 있음이 드러날 수 있는 이러한 과정으로 두 가지가 떠오른다.
첫 번째는 자유롭지 못하고 종속적인 비임금 노동이 자본 축적에서 맡는 결정적인 역할인데, 이러한 노동은 착취와는 대척점에 있는 수탈의 대상이 되며 임금 계약을 통해 매개되지 않는지배 아래에 놓인다. 두 번째는 자유로운 개인과 시민에게는 ‘노동자‘ 지위를 부여하면서 다른 이들은 그보다 취약한 존재로 구성하는 정치 질서의 역할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동산 노예, 연기年계약indenture 을 맺은 하인, 식민지 예속민, ‘국내 종속domestic dependent nations"의 ‘원주민 부채 노예, ‘불법 체류자‘와 중국인 등의 존재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문제(종속 노동과 정치적 예속) 모두 자본주의에 관한 세 번째 시각, 즉 수탈의 입장을 취할 때 눈에 들어오게된다. 제국주의를 비판한 이론가들이 발전시킨 이런 사고방식은인식의 틀을 ‘식민 본국 너머로 확장해, ‘주변부‘ 민중에 대한 정복과 약탈을 시야에 포함시킨다. 이 시각을 따르는 이들은 전지구적인 전망을 통해 자본주의적 근대성의 야만적 이면을 드러낸다. 동의와 계약이라는 매끄러운 표면 밑에는 잔인한 폭력과노골적인 도둑질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탈의시각은 교환과 착취를 새롭게 다시 바라보게 만들며, 교환과 착취는 이제 더 크고 사악한 빙산의 일각으로 보이게 된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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