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사적 소유, ‘자기‘ 확장하는 가치의 축적, (이중으로) 자유로운 노동 등 상품 생산 투입요소의 시장적 할당, 사회적 잉여의시장적 할당을 특징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는 각각 사회적 재생산, 지구 생태계, 정치권력, 인종적 피억압자에게서 수탈한 부의 지속적 유입 등 네 가지 결정적 배경조건 덕분에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이해하려면 우리는 이 네 가지 배경이야기와의 관계 속에서 마르크스의 본이야기가 차지하는 위치를다시 정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마르크스적 관점을 비판적 이론작업의 다른 해방적 흐름들, 즉 페미니즘, 생태주의, 정치이론, 반제국주의·반인종주의와 연결해야만 한다. - P55
자본주의를 이러한 분리에 바탕을 둔 ‘제도화된 사회 질서‘라말하는 것은 자본주의가 젠더 지배, 생태계 악화, 인종적·제국주의적 억압, 정치적 지배와 구조적으로 중첩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이들 모두가 자본주의의 전경에서 드러나는 임금노동의 착취 역학과 구조적으로 결부되어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 P59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사회·정치·자연·주변부는 경제와 동시에 발생하고, 경제와 공생관계를 맺으며 발전한다. 이것들은실질적으로 경제의 ‘타자‘로서 경제와 대비됨으로써만 특수한 성격을 부여받는다. 말하자면 ‘재생산‘과 ‘생산‘은 각각 서로를통해 규정됨으로써 서로 짝이 된다. 상대방이 없으면 아무 의미도 없게 된다. 정치/경제, 자연/인간, 중심부/주변부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질서의 본질적 부분인 ‘비경제적‘ 영역 가운데 어떤 것도 전적으로 외부적 입장에 서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절대적으로 순수하고 완전히 급진적인 형태의 비판이라 장담할수 있는 것도 없다. 오히려 자본주의의 ‘외부‘라 상상되는 바에 호소하는 정치 프로젝트는 대개 자본주의적 고정관념을 다시 꺼내 쓰는 결말로 끝나곤 한다. 이를테면 남성의 공격성에 여성의 양육을, 경제적계산에 자발적 협력을, 인간 중심적 종 차별에 자연의 전체론적유기체주의를, 서양식 개인주의에 공동체적 살림살이를 대비시키는 식이다. 이러한 이항대립을 전제로 한 투쟁은 자본주의 사회의 ‘제도화된 사회 질서‘에 도전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무의식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 P63
그러므로 자본주의의 전경/배경 관계에 관한 설명이 정확하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서로 다른 생각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첫째, 자본주의의 ‘비경제적 영역들은 자본주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배경조건 구실을 한다. 즉, 자본주의 경제는 그 존립 자체를 자본주의의 ‘비-경제적‘ 영역들에서 나오는 가치들과 투입요소에 의존한다. 하지만 둘째로, 자본주의의 ‘비경제적 영역들은 각기 고유한 무게와 성격을 지니며, 특정한 환경에서는 반자본주의 투쟁에 자원을 제공할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셋째로, 이 영역들은 자본주의 사회의본질적 부분으로서,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와 화합하며 서로를 구성해왔고 이러한 공생관계가 각 영역에 자취를 남기고있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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