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도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또 다른 구조적 분할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국내‘와 ‘국제‘ 사이의 ‘베스트팔렌적 분할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심부‘와 ‘주변부‘ 사이의 ‘제국주의적‘ 분할이다. 그리고 이 둘은 모두 더욱 근본적인 분할에 의거한다. 즉 ‘세계체제‘로 조직된 점점 더 지구화하는 자본주의 경제와 영토국가들의 국제 시스템으로 조직된 정치 세계 사이의 분할이다. 제5장에서 현재 이 분할이 변화하고 있음을 살펴보겠지만, 신자유주의는 자본이 역사적으로 의존해온(일국 수준에서든, 지정학적 수준에서든) 이 정치적 역량들을 놓고 제살깎아먹는 짓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정치적인 것‘은 시스템 위기의 또 다른 주된 무대로 바뀌고 있다. - P49

착취와 수탈 모두 축적에 기여하지만 그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착취는 자유 계약에 따른 교환으로 위장한채 가치를 자본에 이전시킨다. 즉, 노동자는 노동력 사용 대가로임금을 받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자본은 ‘잉여노동시간‘을 전유하는 한편 ‘필요노동시간‘만큼만 급여를 지불한다. 반면에 수탈의 경우에는 자본가가 타인의 자산을 (대가를 거의 혹은 전혀 지불하지 않은 채) 폭력적으로 징발하는 쪽을 선호하기에 이러한 온갖세심함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즉 강제 노동, 토지, 광물, 에너지를 기업 활동에 몰아줌으로써 기업의 생산비를 낮추고 이윤을늘린다.
이렇듯 수탈과 착취는 서로를 배제하기는커녕 손잡고 함께간다. (이중으로) 자유로운 임금 노동자는 ‘징발된 에너지원으로움직이는 기계를 통해 ‘약탈품인 원자재‘를 변형시킨다. 그럼에도 이들의 임금은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 재생산 비용을 충분히지급받지 못하는 ‘타자‘(부자유하거나 종속적인)가 고착취 공장에서 생산한 소비재와, 빼앗긴 땅에서 부채 노예peons"가 키운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덕분이다. 말하자면 착취의 밑바탕에는 수탈이 있으며, 수탈 덕분에 착취는 높은 이윤을 거둔다. 수탈은 자본주의 시스템 태동기에 한정되기는커녕 착취만큼이나 자본주의 사회에 구성적이며 그 구조적 토대 노릇을 하는 내재적특징이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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