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현 위기를 발생시킨 책임은 ‘식인 자본주의‘ 시스템에 있다. 현재의 위기는 다양한 폭식증의 발작이 한데 모인 예외적유형의 위기다. 수십 년에 걸친 금융화로 인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단지‘ 극단적인 불평등이나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위기만이 아니다. ‘단지‘ 돌봄이나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만도 아니고, 이민과 인종화된 폭력의 위기만도 아니다. 또한 뜨거워진 지구가 치명적 전염병을 토해내는 ‘단순한‘ 생태적 위기만도 아니고, 무너져가는 인프라와 군사주의 증대, 독재자의 만연을 특징으로 하는 ‘오로지‘ 정치적인 위기만도 아니다. 아니, 이 위기는 ‘더 나쁜 무엇‘이다. 이 모든 재난이 한데 모여 서로를 악화시키며 우리를 집어삼키겠다고 위협하는, 사회 질서 전체의 전반적 위기다. - P20

마지막으로 식인 자본주의는 광범하게 포진해 있으면서 서로 복잡하게 결합된 사회적 투쟁을 촉발한다. 생산 지점에서벌어지는 계급투쟁만이 아니라, 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접합 부위마다 벌어지는 경계투쟁boundary struggles을 불러일으킨다. 생산이 사회적 재생산과 충돌하는 지점에서 시스템은 돌봄(공공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유급 노동이든 무급 노동이든)을 둘러싼 갈등을 유발한다. 착취와 수탈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스템은 ‘인종‘, 이민, 제국을 둘러싼 투쟁이 끓어오르게 만든다. 또한 축적이 자연의 한계에 직면한 지점에서도 식인 자본주의는 토지, 에너지, 식물군과 동물군, 지구의 운명을 둘러싼 갈등을 폭발시킨다. 마지막으로 지구 시장과 초거대 기업이 국민국가 또는 초국적 거버넌스 기구와 만나는 지점에서, 식인 자본주의는 공적 권력의 형태와 통제, 범위를 둘러싼 투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가 처한 곤경의 이 모든 가닥은 자본주의에 관한 확대된 인식(통일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갖춘)을 통해서만 제대로 이해될 수 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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