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알게 된, 버드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가 저녁이나 함께 먹자며 프랜과 나를 초대했다. 나는 버드의 아내를 몰랐고 버드는 내 아내 프랜을 몰랐다. 그 점에서 우리는 공평했다. 하지만 버드와 나는 친구였다. 버드의 집에 아기가 있다는 사실도 나는 알고 있었다. 버드가저녁식사에 초대했을 즈음, 아기는 생후 팔 개월 정도였을 것이다. 팔개월이라니? 그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도대체, 지금까지의 시간은 또 다 어디로 간 걸까? 버드가 시가 박스를 들고 출근한 날이 생각난다. 구내식당에서 버드는 내게 시가를 내밀었다. 드럭스토어에서 파는 시기였다. 더치 매스터스. 그런데 한 개비마다 붉은 스티커를 붙여놓고 ‘사내애랍니다‘라는 글씨가 인쇄된 포장지로 싼 시가였다."
원래 시가를 잘 피우지 않지만, 어쨌든 한 개비를 집었다. "몇 개 더 가져." 버드가 말했다. 그는 박스를 흔들었다. "나도 시가는 안 좋아해. 그 사람 아이디어지." 그러니까 버드는 자기 처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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