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리 조숙하고 어른스러웠던 소녀.
자신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의식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러나 풍요롭고 복잡한 내면은 슬플 정도로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했다.
"너는 다른 아이와 달라"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아버지와 잘 따르는 여동생을 제외하고 아무도 자기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두뇌와 육체는 점점 농익어서 숙성된 치즈 같은 향을 뿌리는데, 아무도 자신을 건드리려고 하지 않는다. 존재를 알아차려주지도 않는다. 이대로 넘쳐날 것 같은 내면을 누구와도 나누지 못한 채, 나,
남들보다 빨리 썩는 게 아닐까••••••. 그렇다. 초조함이다. 여학교시절, 학교의 왕자님 역할을 기쁘게 연기하면서도, 리카 역시 초조해했다. 여자로서 발견되지 못한 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시기를 동년배 소녀들에게 소비되고 있어 때때로 주저앉고 싶을정도로 초조했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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