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중요한 것은 자네가 심장을 바치는 거야."
고개를 돌려 바라본 옆얼굴은 딱히 엄격하지도 진지하지도 않았다. 뺨이 홀쭉한 만큼 눈두덩이 튀어나와 있다. 언제나 이런 모습이지만, 시노이 씨의 마음이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예전에 심장을 바친 상대는 대체 누구일까.
심장, 이라는 말에 떠오른 것은 로부숑의 푸아그라다. 거위 간이던가. 하지만 그토록 달콤하고 끈적함으로 가득한 가장 맛있는 간 부위는 자기 내부에서 찾아야 하는 건가.
"절대적인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고나 할까. 아첨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라는 게 아니야. 자네 급소를 상대에게 가르쳐주고, 목숨의 일부를 내놓는 거지." -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