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안안심입니다
내 이름은 안안심입니다. 나이는 78세입니다. 태어난 곳은 보성군 웅치면 삼수마을입니다. 4남 2녀 중 큰딸입니다.
어릴 때 별명은 ‘봉숭아꽃‘이라고 불렸습니다. 장독대 봉숭아처럼 예쁘다고 했습니다.
성격은 차분하고 속이 깊은 편입니다. 얼굴은 둥글고 체격은 보통입니다.
가장 잘하는 음식은 회무침입니다. 남들이 맛있다고 인정을 해 주었습니다.
가장 부러운 사람은 야무지게 말 잘하는 사람입니다. 앞으로 소원은 건강하게 공부하는 것입니다. - P12
치매 앓은 시어머니
시아버지 제삿날 시동생은 마트에서 막걸리 한 병과 사과 세 개를 사서 배달을 시켜 놓고 시어머니도 안 보고 갔습니다.
시어머니는 4년째 치매를 앓고 계셔서 내가 대소변을 받아 내고 있었습니다. 잠시라도 집을 비우면 변기통에 세수를 하고 가스에다 신발을 태우고 냉장고를 뒤져 엉망을 해놨습니다.
나는 혼자서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 동서 셋이서 1년에 두 달씩만 모셔 주면 나머지는 내가 모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못 모신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시누들까지 발걸음을 끊었습니다.
나는 어버이날이 되면 시어머니가 불쌍해서 꽃을 사다 달아 주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 P51
행복의 보약 손경애
나는 못 배웠다는 것이 늘 가슴 아팠습니다. 길을 가다 간판을 보면 알 수 없는 글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은행을 가도 겁이 안 납니다. 일을 다녀도 답답하지가 않습니다. 평생 주눅 들었던 내 자신이 떳떳해졌습니다. 그리고 건강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대학생 손녀에게 큰사위에게 문자를 보내면 존경한다고 답을 해줍니다. 나는 가족들한테 칭찬을 들으니까 보약 먹은 것처럼 힘이 납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재미가 있어 끼니가 되도 배고픈 줄도 모릅니다. 못 그려도 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고 절로 행복해 집니다. - P57
이웃집 엄마 정오덕
이웃집 엄마는 스물일곱 살에 혼자되어 아들 둘을 데리고 살았습니다. 엄마와 작은아들은 농사를 지어서 큰아들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이웃집엄마는 밥하는 시간도 아까워 일을 많이 하려고 한꺼번에 밥을 많이해 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국을 많이 끓이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웃집엄마는 날만 새면 들에 나가 일을 하고 때가 되면 찬밥 들고 우리집에 와서 국물에 말아 먹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큰아들을 법관으로 키워내셨습니다. 이웃집 엄마는 나를 친딸처럼 생각했습니다. 시집가면 뭐든지 잘해야한다고 논일 밭일을 데리고 다니며 가르쳤습니다. 내가 결혼해서 살 때도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했는데 형편이 어려워 한 번도 오시라는 말을못했습니다. 지금은 저세상으로 떠나고 안 계시지만 늘 마음에 걸립니다. - P120
최고의 행복 김명남
공부를 하니 젊어졌다고 합니다. 글을 읽어도 쏙 들어오고 숙제도 재밌습니다. 문자 못한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합니다.
성격도 활달하게 변하고 말도 잘하고 공부가 나를 달라지게 했습니다.
생전 처음 그림을 그렸습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도 글로 썼습니다. 책이 나오고 서울에서 전시를 했습니다. 갑자기 방송, 신문, 잡지에도 나왔습니다. 내가 대단한 사람으로 느껴졌습니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자식들한테 보냈습니다. 자식들은 우리엄마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식들하고 대화도 많아졌습니다. 나는 지금이 내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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