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누스의 말이 영적 패배의 우아한 인정을 뜻하는 거라고 읽을 수도 있을 겁니다. 깨끗한 패배자 율리아누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스윈번은 이전의 수많은 유명한선배와 마찬가지로 이 순간을 유럽사와 문명이 잘못된 길로들어선 매우 불행한 순간으로 파악합니다. 그리스와 로마의 옛 신들은 빛과 기쁨의 신들이었죠. 사람들은 다른 삶은 없다고 알았고, 따라서 이곳에서, 무無가 우리를 가두기 전에 빛과 기쁨을 발견해야 했습니다. 반면 새로운 기독교인은 어둠, 또 고통과 예속을 좋아하는 하느님에게 순종했어요. 이 하느님은 빛과 기쁨이 오직 사후에 자신의 사탕 과자 같은 천국에만 존재하며, 거기에 이르는 길은 슬픔, 죄책감, 공포로 가득하다고 선포했죠. ‘우리는 죽음을 배불리 먹었다. 바로 그겁니다. 그런 문제에서 율리아누스와 스윈번은 생각이같았죠."
물론." EF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늘 자기 연민을 피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1600년 뒤에 태어나면서 서기 363년 페르시아 사막에서 모든 게 잘못되어 우리한테 불리한 패가 주어졌다고 상상하게 되면 ‘이건 내 탓이 아니에요, 선생님‘하고 외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모두가 똑같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따라서 내가 받은 패가 정상이라고 믿는 게 낫죠. 역사적 자기 연민도 개인적 자기 연민과 마찬가지로 매력이 없습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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