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당신은 우라늄의 두 부분을 어떻게 다시 합칠 생각이오? 그리고 언제? 공중에서?」
「네. 바로 그거예요. 물리학자님! 아님 혹시 화학자님이신가요? ......오, 아니라고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지금 선생님들의 문제는 원자를 폭발시킬 수는 있는데 그걸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다는 거잖아요……. 하지만 만일 임계 질량의 우라늄을 반으로 나눠 버리면, 그건 더 이상 임계 질량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거꾸로, 이렇게 나눠진 두 개의 비임계 질량을 합쳐 놓으면 다시 임계 질량이 되죠.」「그렇다면 어떻게 이 두 개의 질량을 합쳐 놓을 생각이시오? 가만있자, 성함이…… 실례지만 당신은 누구시죠?」 수석물리학자 오펜하이머가 물었다.
「저는 알란이에요.」「그렇다면 알란 씨는 어떻게 우리가 이 두 질량을 하나로 합쳐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우리가 늘 쓰는 재래식 폭약을 쾅 터뜨려서요. 저는 이런종류의 폭발물 다루는 데 자신 있지만, 선생님들께서도 잘하시리라고 생각해요.」물리학자들은 그렇게 멍청한 사람들이 아니었고, 이런 요청에서 일하는 물리학자들은 더더욱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다.
수석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쭉 펼쳐 놓으면 수십 미터는 될기나긴 방정식으로 머릿속에서 단 몇 초 만에 휘리릭 풀었고, 지금 커피를 나르는 웨이터의 말이 옳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세상에! 이렇게 복잡한 문제가 이렇게나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니! 우리가 늘 쓰는 재래식 폭약을 폭탄의 뒤쪽에서 터뜨려 비임계 질량의 우라늄을 앞으로 밀어내어 폭탄 앞쪽의 또다른 비임계 질량과 부딪치게 한다면...? 그 순간 두 개의 비임계 질량은 융합되어 임계 질량으로 변하리라. 중성자들은 움직이기 시작하고, 원자들은 분열되리라. 그리하여 연쇄 반응이시작되어…….
「꽝!」 수석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네, 바로 그거예요! 수석 물리학자님께선 벌써 다 이해하신것 같네요..... 혹시 커피 더 원하시는 분 계세요?」 알란이 말했다. - P143

그동안 알란과 소냐는 매우 친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금방 마음이 통했다. 사실 그들에게는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가 어느 날 창문에서 뛰어내려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면, 다른 하나는 호수에 뛰어들어 똑같은 선택을 했다. 그리고 둘 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오랫동안 세상을 편력한 바 있었다. 더구나 알란은 주름으로 쭈글쭈글한 소냐의 머리통이 지혜 깊은 노인네의 머리통과도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 P156

폭약 전문가 알란 칼손, 주방 보조 아밍, 그리고 이들에게큰 은혜를 입게 된 장칭은 야음을 틈타 배에서 빠져나왔다. 그런 다음 과거 장칭이 남편의 부대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바있는 산악 지대로 들어갔다. 얼마 안 있어 아밍이 준비한 비상식량이 바닥났지만, 이 지역의 티베트 유목민 사이에서 장칭은 잘 알려진 인물이어서 먹을 것을 구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처럼 티베트인들이 인민 해방군 사람들을 호의적으로 대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이 내전에서 승리하면 티베트가 독립을 얻는다고 믿고 있었던것이다. - P1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