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으로 불리는 국가들은 애국심 고취와 국민 단합, 대내외 선물용도로 우주개발을 활용했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속해서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비용 문제로 NASA마저 예산 확보가 어려웠던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중반, 스페이스X를 앞세운 민간 우주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재사용 발사체‘를 통해 발사 비용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NASA의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1kg의 물체를 우주 공간에 내려놓는데 드는 비용은 무려 7,800만 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체인 팔콘의 경우 kg당 비용은 1,500달러(18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격 차이로 현재 NASA는 민간 발사체를 활용해 우주정거장(ISS)에 사람과 물자를 보내고 있다. - P14

우주항공청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개청 이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우주항공청의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으로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NASA는 백악관의 직속기관인데, 우주항공청은 ‘부‘ 아래 조직인 ‘청‘으로 설계된부분, 두 번째로 NASA와 미국 국방부의 장벽이 크지 않은 반면, 우주항공청에는 국방부가 그동안 담당해왔던 국방 위성 부문이 제외된 점, 마지막으로 국제협력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외교 업무가 배제된 점이다. - P22

신경과학에서 인간의 행동이 촉발되는 동기를 두 종류로 구분한다.
물, 음식, 잠과 같이 생존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것이 하나의 동기이며, 나머지 하나가 바로 보상이다. 보상 시스템 (reward system)은 보상이나 강화를 통한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뇌의 구조물이다. 복측피개영역,
중격측자핵, 전전두엽 피질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영역은 서로 연결돼 있어 보상과 쾌감, 동기 부여를 조절한다. 특히 복측피개영역은 보상회로(reward pathway)를 통해 중격측자핵과 전전두엽피질과 연결되는데, 이때 복측피개영역이 자극되면 뉴런에서 도파민이 합성돼 중격측자핵과 전전두엽피질로 분비된다. 이로 인해인간은 기쁨과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도파민만 보상, 동기부여,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세로토닌은 안정감과 행복감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잘 알려져 있으며, 엔도르핀은 방출되면 기분을 좋게 만들어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엑스터시 같은 일부 마약은 세로토닌 방출을 시켜 강한 행복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세로토닌은 도파민만큼 직접적으로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히로뽕‘으로 알려진 헤로인과 모르핀같은 물질은 엔도르핀 수용체에 작용해 강한 쾌감과 진통 효과를 유도하지만, 엔도르핀은 그 자체로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엔도르핀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은 도파민 방출을 유도함으로써 보상 체계를 활성화해 중독성을 갖게 된다. 즉 도파민과 이들 신경전달물질 간의 차이는 보상 시스템을 자극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중독성 유도에 있다. - P29

마약과 같은 물질이나 도박과 같은 행위가 인간을 중독 상태로 이끄는과정에서 핵심은 보상 시스템의 민감화와 내성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선 마약과 같은 물질로 얻는 인위적인 보상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과 같은 자연 보상보다 2~10배나 많은 도파민을 분비한다. 이런 보상 경험은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형성하는 해마가 관련되는데, 강한도파민 분비를 경험한 사람은 당시 느꼈던 쾌감을 기억하게 된다. 또한 과도하게 분비된 도파민은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경험을 만들어 준 물질과 행위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져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일으키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뇌는 ‘민감화(sensitization)‘를 겪는다. 뇌가 특정 자극에 더욱 민감해지면서, 동일한 자극에도 더 강하게 반응하는 현상이다. 쉽게 말해 뇌의 과민반응이다. 민감화가 발생하면 특정 자극에 대한 도파민 방출이 더강해지고 또 빈번해진다. 다시 말해 다른 자극이 들어왔을 때의 반응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민감화는 특정 자극에 대한 갈망과 심리적 의존성을 강화해중독성 물질이나 행위에 대한 강한 심리적 집착을 유도한다.
한편, 행동의 반복은 ‘내성‘을 만든다. 내성은 반복적인 행동 혹은 사용으로 효과가 점차 감소하는 현상이다. 보상 시스템의 내성은 도파민 수용체가 둔감해지면서 만들어진다. 도파민 수용체는 반복적으로 자극될 때 과활성화되는데, 뇌는 과도한 자극에 적응하기 위해 수용체의 민감도를 낮추는 조절 메커니즘을 가동한다. 수용체의 신호 전달 강도를 약화시키거나 뉴런 표면의 도파민 수용체의 개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렇게 수용체가 둔감해지면 같은 양의 도파민을 분비하기 위해서 더 강하고 큰 자극이 필요해진다.
상반된 메커니즘처럼 보이는 민감화와 내성은 중독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각 발생하기도 하고 또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 P30

뇌의 기능적인 요소도 청소년 시기 자극에 예민하게 만든다. 청소년의뇌는 뉴런이 쉽게 발화돼 작은 자극에도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발화란 자극에 대한 신호가 뉴런을 타고 전달되는 현상을 뜻한다. 뉴런에서 발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정 세기 이상의 자극이 필요한데, 청소년의 뇌는 성인의 뇌에 비해 발화에 필요한 자극의 역치가 낮다.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반응한다는 뜻이다.
도파민 수용체의 양도 청소년기에 가장 많다. 도파민 수용체 밀도는유아기와 어린이 시기를 거치면서 꾸준히 증가하다가 청소년기에 가장 많아지고, 이후 성인이 되어선 완만하게 감소한다. 1995년 미국 하버드의대정신과 마틴 타이셔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청소년기 도파민 수용체 밀도는 성인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높다. 같은 양의 도파민이 나오더라도 도파민 수용체가 많으면, 보상과 쾌락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이 때문에 청소년 뇌는 도파민 보상 시스템이 매우 활성화돼 있다. 쉽게 발화 상태가 돼도파민이 더 많이, 더 자주 분비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중독 상태에 이르는 핵심 물질이므로 청소년 시기는 중독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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