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화사>는 지난 세기 동안 발생한 모든 심각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통화 정책의 실패에 있다고 주장한다. 케인스나케인스주의자들이 말하는 유효 수요의 부족에서 오는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그들의 경기 부양책인 정부지출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또한 흥미로운 것은, 프리드먼의 이런 주장으로 어부지리 이득을 얻은 집단이 있다. 그것은 기존에임금 인상 투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노동조합이 면죄부를 받았다는 것이다. - P466

이처럼 화폐의 강력한 힘을 입증하고, 화폐수량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다음, 통화주의자들은 정부 지출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수 있다고 주장하는 케인스주의자들에게 일대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케인스라는 거인을 쓰러뜨리기 위해, 이제 그들은 케인스의 승수가 제로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통화주의자들은 케인스가 다음과 같은 중대한 질문을 교묘히 피해갔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재정 지출에 필요한 돈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만일 화폐 공급이 일정하고, 정부가 돈을 지출한다면, 다른 사람이 쓸수 있는 돈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세상에 공짜free lunch 는 없다. 만일 연방 의회가 정부의 재정 지출 정책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기 위해세금 인상안을 통과한다면, 소비자의 수중에서는 세금이 인상된 만큼재화와 용역을 구매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게 된다. 반대로, 만일 연방의회가 정부 보유 채권을 개인이나 은행 등 기관에 판매함으로써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줄인다면, 기업은 그만큼 투자에 필요한 돈을 빌릴 수 없게 된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는 위축된다. 정부 지출이 민간 지출을 저해한다. 케인스 이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승수는 이것을 간과하고 있다.
물론 케인스주의자들은 정부 지출이 갖는 이런 상쇄 효과를 부정하지 않는다. 이 분야는 그들의 주요 종목이 아닌가! 그러나 그들은 이런 상쇄 효과가 정부 지출, 특히 경기 침체기에 그것의 효과를 완전히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사실 문제는 이런 상쇄 효과의 범위에 있다.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연방준비은행은 통화주의의 원칙에 기초해 계량경제학적 모델 하나를 내놓았다. 이 모델은연방 정부가 매년 10억 달러씩 정부 지출을 늘려간다고 할 경우, 첫해에 경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그 이후부터는 아예 아무런반응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데이터 리소스 모델 DataResources Model 이라 불리는 이 모델은 케인스주의에 더 가까운데, 첫해에 승수는 약 1.6이고, 이후부터 계속해서 떨어진다고 계산했다. 케인스주의 모델조차도 케인스가 자신의 사례, 즉 승수 효과를 너무 강조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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