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La Main
사람들이 예심판사 베르티에 씨 주변에 모여 있었다. 베르티에 씨는 생클루에서 일어난 이상한 사건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었다. 그 설명할 수 없는 범죄가 한 달 전부터 파리를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무도 그 사건에 관해 이해하지 못했다. 베르티에 씨는 벽난로를 등지고 서서 자신이 모은 증거들을 근거로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여자 여러 명이 근엄한 말들이 흘러나오는 사법관의 입에 눈을 고정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들은 야릇한 두려움에 그녀들의 영혼 속을드나들면서 굶주림처럼 그녀들을 고문하는 탐욕스럽고 만족할 줄 모르는 공포심에 마비되어 전율하고 있었다. - P470
늙은이 Le Vieux
포근한 가을 햇볕이 도랑의 키 큰 너도밤나무 너머로 농장 뜰에 내리쬐었다. 암소들이 뜯어 먹은 풀밭 아래의 흙은 최근에 내린 빗물에 젖어있어서 발로 밟으면 푹푹 빠지며 절벅거리는 소리를 냈다. 사과나무들은 흐릿한 초록색의 열매들을 짙은 초록색의 풀밭 위에 뿌려 놓았다. 암송아지 네 마리가 줄에 묶여 지나가며 이따금씩 집 쪽을 향해 음매 하고 울었다. 가금류들은 축사 앞 퇴비 위에서 활기 넘치는 몸짓을했다. 몸을 문지르고, 움직이고, 꼬꼬댁거렸다. 수탉 두 마리는 쉬지 않고 울어대며 지렁이를 찾고는, 힘차게 꽥꽥거리며 암탉들을 불렀다. - P480
목가 Idylle
모리스 르루아르에게 기차는 막 제노바를 떠나 마르세유를 향해 가고 있었다. 바위투성이의 굽이진 긴 해안을 따라가기도 하고, 바다와 산 사이를 뱀처럼 빠져나가기도 하면서, 잔잔한 물결이 은실처럼 가장자리를 두른 황금빛 모래해변 위로 기어갔다. 짐승들이 자신의 굴속으로 들어가듯이 갑자기 더널의 검은 입속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기차의 맨 마지막 칸에 뚱뚱한 여자와 젊은 남자가 말없이, 이따금 서로를 바라보면서 마주 앉아 있었다. 여자는 스물다섯 살쯤 되어 보였다. 그녀는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 눈과 풍만한 가슴, 통통한 뺨을 가진 피에몬테 지방의 건강한 농부 아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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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맛을 잘 음미하려는 듯 두 눈을 감고 그 육체의 샘물을 계속 마시고 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그를 떼어 놓았다. "이제 됐어요. 기분이 나아졌어요. 몸이 한결 좋아진 것 같아요" 젊은이는 손등으로 입을 닦으면서 일어났다. 여자는 살아 있는 두 개의 수통을 옷 속으로 집어넣어 가슴을 부풀리면서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내게 큰 도움을 주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그러자 그가 황송해하는 어조로 대답했다. "고마워할 사람은 바로 저예요, 부인.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거든요!" - P491
목걸이 La Parure
가난한 월급쟁이를 가장으로 둔 집안에 운명의 신이 잘못 판단해 태어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녀도 그런 여자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결혼할 때 그녀에게는 지참금도 없었고, 물려받을 유산도 없었다. 돈 많고 멋진 남자와 사랑해 청혼을 받을 방법은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교육부에서 근무하는 사무원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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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 것 대신 다른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 왔단 말이야?" "그래. 아직까지 몰랐구나, 응? 하긴, 모양이 정말 똑같았으니까" 그녀는 자랑스러우면서도 순박해 보이는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포레스티에 부인이 감정이 격해져서 친구의 두 손을 붙잡았다. "오! 가여운 마틸드! 내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 P498
소바주 아주머니 La Mère Sauvage
조르주 푸세에게 나는 15년 전부터 비를로뉴에 간 적이 없다. 올해 가을에야 사냥을하러 친구 세르발의 집을 방문했다. 그 친구가 프로이센군이 파괴했던 성관城館을 마침내 새로 지었던 것이다. 나는 그 고장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세상에는 시각적으로 기분 좋고 관능적인 매력을 지닌 곳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런 곳을 감각적인 애정으로 사랑한다. 지상의 풍광에 매혹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감동시킨 샘, 숲, 연못, 언덕에 대한 행복한 추억들을 간직한다. - P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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