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
Décoré!

우월한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 어떤 사명 혹은 간단히 말해 어떤 욕망이 일찍부터 싹튼 사람들은 말을 시작하자마자 생각을 한다.
사크르망 씨는 어린 시절부터 훈장을 받겠다는 생각만 했다. 아주 어릴 때 그는 다른 아이들이 군모를 쓰고 다니듯 아연으로 된 가짜 레지옹 도뇌르 십자 훈장을 달고 다녔다. 붉은 리본과 금속 별로 이루어진그 훈장이 달린 작은 가슴을 잔뜩 부풀리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어머니와 악수를 하기도 했다. - P438

아버지
Le Pare

프랑수아 테시에는 교육부 직원으로 일하며 바티뇰에 살 때, 매일 아침 승합마차를 타고 사무실에 출근했다. 어느 아가씨 맞은편에 앉아 매일 아침 파리 도심까지 여행했고, 그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신이 일하는 가게에 출근했다. 그녀는 갈색 머리카락의 자그마한 아가씨로, 눈이 무척 검어서 마치 얼룩처럼 보였으며, 얼굴은 상아처럼 빛이 났다. 그녀는 항상 똑같은 거리 모퉁이에 모습을 드러냈고, 육중한 마차를 잡아타기 위해 뛰어왔다. 그녀는 시간에 쫓기면서도 유연하고 우아한 태도로 달렸다. 그러고는 말들이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발판 위로 뛰어오른 다음 숨을 조금 몰아쉬며 마차-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아서는 주변에 눈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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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테시에가 넘어질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바람에 모자를 떨어뜨렸다. 그는 자기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플라멜 씨가 점잖게 고개를 돌리고 창문 너머로 거리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놀라서 기다리다가 모자를 집어 낯선 아저씨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프랑수아 테시에는 소년을 품에 끌어안고 얼굴 전체에 눈, 뺨, 입, 머리카락에 미친 듯이 입을 맞추었다.
소년은 그 입맞춤 세례에 겁을 먹고 몸을 피하려고 했다. 고개를 돌리며 조그만 두 손으로 남자의 게걸스러운 입술을 떼어 놓으려 했다.
프랑수아 테시에가 갑자기 아이를 바닥에 다시 내려놓고 외쳤다.
"잘 있거라! 잘 있거라!"
그리고 마치 도둑처럼 달아나 버렸다. -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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