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 La Moustache
1883년 7월 30일 월요일 솔 성城 나의 사랑하는 뤼시, 새로운 소식은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는 비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살롱에서 시간을 보내요. 요새는 날씨가 고약해서 거의 바깥에 나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실내에서 연극을 하고 있지요. 오뤼시, 요즘 살롱 연극들은 얼마나 바보 같은지. 모든 것이 억지이고 상스럽고 아둔해요. 농담들도 마치 대포알처럼 모든 것을 깨부수고요. 재치도 없고, 자연스럽지도 않고, 기분 좋게 해주는 점도 없고, 우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답니다. 그 작가들은 정말이지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전혀모르고 있다니까요. 그들이 우리의 관례, 관습, 예의범절을 무시하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답니다. 그들은 세련되어 보이려고 군인들을 즐겁게 해줄 만한 말장난을 하지요. 유쾌하게 보이려고 바깥의 큰길 꼭대기에서 소위 예술가들이 드나드는 선술집(50년 전부터 사람들이 대학생들의 역설을 반복해서 이야기한)에서 주워들은 농담을 우리에게 들려주기도 해요. - P402
쥘 삼촌 Mon oncle Jules
아실 베누빌 씨에게 하얀 수염을 기른 가난한 노인이 우리에게 동냥을 했다. 내 친구 조제프 다브랑슈가 그에게 100수를 주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러자 그가 나에게 말했다. "저 불쌍한 노인을 보니 일화 하나가 떠올랐어. 너에게 들려줄게. 그것이 내 머릿속을 끊임없이 맴돌거든. 바로 이런 일화야" - P409
쥘 삼촌은 행실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 다시 말해 꽤 많은 돈을 탕진했는데, 그건 가난한 가족들에게는 매우 큰 죄악이지. 삼촌은 부자들은 어리석은 짓을 하는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빙긋이 웃으며 방탕아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이었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부모 재산을 축내는 나쁜 아들, 망나니, 건달이었고! 실상이 똑같다 할지라도 이런 구분은 정확해. 오직 결과만이 행위의 심각성을 결정하지. - P411
복수자 Le Vengeur
앙투안 뢰예 씨는 과부 마틸드 수리 부인을 10년 동안이나 사랑하다가 결혼했다. 수리 씨는 그의 오랜 학창 시절 친구였다. 뢰예는 그를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그가 조금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주 이런 말을 했다. "수리는 싸움 같은 것도 못 할 사람이야" 수리가 마틸드 뒤발 양과 결혼했을 때 뢰예는 놀라고 조금 화가 났다. 그도 그녀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을 가지고 은퇴한 이웃에 사는 수예점 여주인의 딸이었다. 그녀는 예쁘고 날씬하고 영리했다. 그녀가 수리와 결혼한 것은 돈 때문이었다. 뢰에는 친구 아내의 호감을 사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는 풍채가 좋고 어리석지도 않고 부자였기에, 자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그녀를 더욱더 사랑하게 되었다.
---------- 이제 그녀는 그의 몸 밑에 있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그녀의 뺨을 때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런 이런 바로 여기에 화냥년이 있었군. 행실나쁜 창녀 같으니!" 이윽고 그는 힘이 빠져 숨을 헐떡이며 침대에서 일어나, 오렌지 꽃을넣은 설탕물을 한 잔 만들려고 서랍장 쪽으로 다가갔다. 몹시 피로해서 정신을 잃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 때문에 행복이 모두 끝장났다고 생각해 커다란 흐느낌을 토해 내며 침대 속에서 울고 있었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더듬더듬 말했다. "내 말 좀 들어봐요, 앙투안이리 와요. 실은 내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했어요. 들어 보면 당신도 이해가 될 거예요. 좀 들어 봐요." 그녀는 스스로를 변호할 준비를 하고 책략들로 무장한 채 두건을 쓴머리를, 머리카락이 온통 헝클어진 머리를 조금 들어 올렸다. 한편 뢰예는 아내에게 얻어맞은 것을 창피해하며, 수리라는 친구를속인 그 여자에 대한 한없는 증오가 마음 깊숙한 곳에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끼며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 -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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