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막신
Les Sabors

레옹 퐁텐에게
늙은 사제가 시골 아낙네들의 하얀 두건과 뻣뻣하거나 포마드를 바른농부들의 머리카락 위로 마지막 강론의 말을 불분명하게 중얼거렸다. 미사를 드리기 위해 멀리서 온 농장주들의 커다란 바구니들이 성당 바닥에 놓여 있었다. 7월의 무거운 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가축 냄새, 양떼 냄새가 났다. 수탉들이 우는 소리와 인근 들판에 누워 있는 암소들의 울음소리가 열려 있는 커다란 문을 통해 흘러들었다. 때때로 들판냄새가 실린 바람이 현관 밑으로 들어와 여신도들의 머리쓰개에 달린 긴 리본을 들어 올리고, 제단 위 촛대 끝의 노란 불꽃들을 흔들기도 했다. "선하신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길!" 사제가 말했다. 그런 다음 입을 다물고 성무 일과서를 펼치고는 매주 그러듯이 마을의 소소하고 내말한 일거리들을 신자들에게 부탁하기 시작했다. 사제는 나이 든 백발의 남자로 근 40년 전부터 이 교구를 관리하고 있었다.  - P276

두 친구
Deux amis

파리가 포위되었고, 사람들은 굶주리며 힘겹게 살고 있었다. 지붕 위의 참새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하수도에 살던 동물들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사람들은 아무거나 되는대로 먹으며 버텼다.
어느 맑은 1월 아침, 본업이 시계상이지만 집에서 한가롭게 지낼 때가많은 모리소 씨는 반바지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빈속으로대로를 따라 서글픈 마음으로 거닐다가, 친구 한 명을 알아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물가에서 사귄 친구 소바주 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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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가 풀밭에 놓인 그물주머니를 보았다. 그는 그것을 주워 올려 살펴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외쳤다. "빌헴!"
병사 하나가 하얀 앞치마 차림으로 뛰어왔다. 그러자 프로이센 장교는 총살된 두 남자가 잡은 물고기들을 그 병사에게 던져 주며 명령했다.
"이 물고기들이 살아 있는 동안 즉시 튀김을 만들어서 가져와 거 맛있겠군."
그런 다음 다시 파이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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