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La Peur
J.K. 위스망스에게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갑판으로 올라갔다. 앞에는 지중해가 아무런 일렁임도 없이 펼쳐져 있었고, 커다란 달이 그 수면 위에 조용히 어른거렸다. 커다란 배는 별들이 흩뿌려진 하늘에 커다란 뱀 같은 검은연기를 토해 내며 미끄러져 갔다. 뒤쪽에는 육중한 배가 빠르게 나아가느라 스크루에 휘말려 요동친 바닷물이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휘어졌다. 그 모습이 주위를 너무나 환하게 만들어서 마치 달빛이 부글거리는것 같았다. -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