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
Sur l‘eau

지난여름 나는 파리에서 20킬로미터쯤 떨어진 센 강가에 있는 작은 별장 한 채를 빌렸다. 그리고 매일 밤 그곳에 가서 잠을 잤다. 며칠이 지나자 이웃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서른 살에서 마흔 살 사이의 남자로, 내가 그때껏 보아 온 사람들 중에 가장 호기심이 많은 자였다. 늘 물 위나 물속에, 물 가까이에 있는 노련하고 열정적인 뱃사공이기도 했다. 그는 배 안에서 태어난 것 같았고, 마지막 순간에도 노를 저으며 죽을 것 같았다. - P60

시몽의 아빠
Le Papa de Simon

시계가 정오를 알렸다. 학교 정문이 열렸고, 아이들이 빨리 나가려고 서로 몸을 떼밀며 급히 달려 나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 그러듯 신속히 흩어져 저녁을 먹으러 집에 돌아가는 대신, 몇 걸음 만에 걸음을 멈추고 무리를 이루어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날 아침 라 블랑쇼트의 아들 시몽이 처음으로 학교에 왔다. - P69

어느 농장 아가씨 이야기
Histoire d‘une fille de ferme

1
날씨가 무척 좋았으므로,  농장 사람들은 평소보다 빨리 식사를 마치고 들판으로 갔다.
하녀 로즈는 뜨거운 물이 가득 담긴 솥이 얹힌 아궁이 속 불길도 꺼진 넓은 부엌 한가운데에 혼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이따금씩 손을 멈추고 창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그림자를 비추는 긴 탁자 위 네모난 공간에 눈길을 주며 솥 안의 물을 퍼내 천천히 설거지를 했다. 네모난 그 두 공간에는 유리창의 결점들이 드러나 있었다 - P82

들놀이
Une partie de campagne

페트로뉴 뒤푸르 부인의 성명 축일 날 파리 근교에 들놀이를 나가 점심을 먹기로 다섯 달 전부터 계획했다. 모두들 그 들놀이를 초조하게 기다렸으므로, 그날 아침에 매우 일찍 일어났다.
뒤푸르 씨가 우유 장수의 마차를 빌려 직접 몰았다. 바퀴가 두 개 달린 소형 마차는 무척 깨끗했다. 커튼이 달린 네 개의 쇠기둥이 지붕을 지탱해 주었고, 커튼을 걷어 올려 바깥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었다. 좌석의 커튼이 깃발처럼 바람에 나부꼈다. 뒤푸르 부인은 멋진 체리빛 실크 드레스 차림으로 남편 옆에서 얼굴을 빛냈다. 의자 두 개에는 할머니와 아가씨가 앉았다. 청년의 노란 머리카락도 보였다. 청년은 자리가없어서 바닥에 길게 누워 있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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