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그들은 실내에서 싸울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히든밸리로드의 거실은 다이닝룸과 연결되어 있었고 뒷마 당으로가려면 다이닝룸을 통과해야 했다. 형제는 다이닝룸을 향해 이동했고 그들을 가로막는 유일한 것은 식탁이었다. 도널드는 식탁의 한쪽 끝으로 달려갔다. 짐이 반대쪽에서 다가올때 도널드는 식탁을 들어 올렸다. 마거릿의 기억에 따르면 도널드가 식탁을 옆으로 쓰러뜨렸고 식탁 위의 모든 것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마크는 도널드가 식탁을 완전히 들어 올려 짐에게 던졌다고 기억한다. 어느 쪽 기억이 정확하든 미미의 완벽한 추수감사절의 꿈은 그렇게 무너졌다. 미미는 집 안을 둘러보았다. 식탁이 넘어진 가운데 접시와 은식기가 사방에 흩어졌고 리넨이 구겨져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그런 풍경은 그녀의 가장 깊은 두려움을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당시 그녀가 느끼던 감정을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녀가 잘해왔던 일들, 모든 노력, 꼼꼼함과 가족에 대한 그녀의 사랑까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다. 이 장면을 보기 좋게 덮을 방법은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 빌리가 와서 이 장면을 봤다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미미가 얼마나 심각하게 실패했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미미는 모두를 등지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좀 전까지의 소음보다는 작은 소리가 모두에게 들렸다. 미미가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부수는 소리였다. 미미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너희들은 이런 걸 누릴 자격이 없어." - P203
이제 갤빈 가족을 방문하는 이웃은 아무도 없었다. 헤플리 부부는 아이들이 그 집에 가서 노는 것을 금지했다. 어느 집의 우편함이 파손되든, 누구의 집에 도둑이 들든, 동네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든 사람들은 갤빈 가족을 먼저 의심했다. 미미는 모든 것을 부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저희 아이들이 그랬을 리가 없어요."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 미미는 조용히 가라앉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홀로 대응해야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수단도, 재주도, 대책도 없었다. 갤빈 부부가 매 길들이기에 빠진 이유는 매가 합리적인 요구를 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규칙과 생활 습관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들은 매와 달랐다. 미미는 표독스러워졌다. 그녀는 더 이상 행복한 전사가 아니었다. 만약 규칙을 어기는 아이가 있다면 그녀는 화난 장군이 되었다. 마이클, 매슈, 리처드 또는 피터가 부모 말을 듣지 않을 때 그녀가 자주 하던 말은 "너는 어쩜 그렇게 도널드 같니?"였다. 자식들을 얼간이 도널드 같다며 혼내는 것은 미미가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 말이 아들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그 말은 자신들이 도널드와 핏줄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집을 견딜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며 가족 모두의 삶을 망치고 있는 그 낯선 사람과 피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 P205
미미는 메리에게 그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 더 나아가 아예 그런 일이 없던 것처럼 행동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보여 주었다. 울거나 화를 내서도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서도 안 되었다. 미미는 모든 자녀에게 그러한 평정심을 요구하고 기대했다. 학교에서 연습실로 가거나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치누크 서점에 갈때, 아니면 크로켓 가족이나 그리피스 가족과 차를 마시러 가는 차안에서도 미미는 메리에게 왜 오빠들이 그러한 상태인지,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지 어떤 설명도 해준 적이 없었다. 미미가 가장 자주 한 말은 열한 살 소녀의 괴로움은 오빠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었다. - P241
군인 연금 말고는 수입이 없었고, 도널드와 피터를 동시에 돌보는 미미의 부담감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돈이 도널드와 피터를 다른 곳으로 보내자고 할 때마다 미미의 답은 언제나 같았다. "얘들이 어디로 갈 수 있겠어?" 돈의 제안에 굳이 답할 필요도 없었다. 부부는 어차피 모든 결정권이 미미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돈의 말이 아내에게 먹혀들지 않는다고 해도 메리에게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었다. 적어도 돈은 아픈 아이들보다 건강한 아이들을 위해 말을 꺼낸 것이기 때문이었다. 메리는 텔레비전으로 골프를 보는 아버지 옆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기억력은 종종 멈춰 섰고 기운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메리의 상황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동정했으며, 그녀의 편을 드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버지와 단둘이 있을 때 메리는 그에게 왜 아직도 독실한 가톨릭으로 남아 있는지, 왜 이 모든 일을 겪고 나서도 하느님을 믿는지 물었다. 그녀에게 이것은 추상적인 질문이 아니었다. 일요일마다 미사를 가야 하는 그녀는 성당에 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정말 알고 싶었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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