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는 아이들의 생활에 관한 모든 면을 지배했다. 그녀는 그 어떤 것도 운에 맡기지 않고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들은 "외모보다 마음씨", "고자질쟁이는 혀가 갈라지고 마을의 모든 개에게 뜯긴다"와 같은 수많은 속담을 들으며 자랐다. 아침이면 모두가 식탁차리기, 점심 준비, 토스트 굽기, 진공청소기 돌리기, 먼지 털기, 걸레질, 설거지 후 물기 제거하기 등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했다. 담당 임무는 주 단위로 바뀌었다. 아이들은 속독 수업을 들었다. 날씨가 좋으면 밖에 나가 새 관찰이나 버섯 채집을 했다. 거실에는《리더스 다이제스트》나 《레이디스 홈저널》은 한 권도 놓여 있지않았고 《스미스소니언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잡지들만 있었다. 심지어 색칠 놀이를 하려고 갤빈 가족의 집에 놀러 온 이웃아이들도 그림에 대한 칭찬 대신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세히 설명을 듣는 데 익숙해졌다. 갤빈 가족의 오랜 친구 한 명은 이렇게 회상했다. "미미는 모두가 완벽하기를 바랐어요."
미미는 당시 이러한 기질이 그녀에게 얼마나 심각한 독이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1950년대가 되자 정신의학자들은 그러한 성향의 어머니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신의학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전문가들은 그들을 ‘조현병을 유발하는 어머니schizophrenogenic mother‘라고 불렀다. - P70
어느 날 밤 도널드는 부엌 싱크대 앞에 서서 열 장의 접시를 한번에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그의 나이는 열일곱 살이었다.
돈은 그 일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고 미미도 마찬가지였다. 도널드는 10대였고 감정 기복이 있었다. 때는 1960년대였고, 상태가 더 나쁜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도널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아버지와 비슷한 이마와 강인한 턱, 운동신경을 갖고 있었지만 자신이 아버지와 닮지 않았고 앞으로도 닮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성적은 중간이었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의 아들이 받을 만한 성적이 아니었다. 동생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것도 아버지의 방식으로 그들을 통제하려는 서투른 시도에 불과했다. 그러한 면에서도 아버지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도널드는 미식축구장에서 스타가 되는 것과 다른 사람과 우정을 쌓는 것은 완전히 별개라는 것을 알았다. 세월이 흐른 후 그는 사람들을 정보가 필요할 때 사용하려고 정리해둔 IBM 천공카드"로 생각한다는 말을 종종 하곤 했다
도널드는 스스로가 갇혀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갑갑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동기와 행동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시간도 점차 늘어났다.
무언가 문제는 있었지만 그는 그 문제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두려웠다. - P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