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라스키는 당에서 이탈한 개혁가들을 경멸한다. 정치적 권력은 총신 끄트머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을 신봉하며, 이 점을 역설할 때만큼은 뜨거운 솔직함으로 제 무덤을 파기도 한다. 미국 좌파 지형에서 마이클 라스키가 차지하는 입지란 한마디로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니 외로운 돈키호테라 하겠다. 인기도 없고 실용성도 없다. 마이클 라스키는 미합중국에 "노동자들"이 있다고 믿고, 때가되면 "봉기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무정부주의가 아니라 의식적인 단합으로 말이다. 또한 "지배계급이 자의식을 갖고있고, 악마적 힘을 휘두른다고 믿는다. 모든 면에서 이상주의자다. 사실 나는 이 세상의 마이클 라스키들과 함께 있으면 편안하다.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사는 사람들, 두려움의감각이 너무나 날카로워 극단과 실패가 예정된 헌신에 경도되는 사람들, 나 역시 두려움이라면 제법 아는 사람이거니와, 어떤 사람들이 공허를 채우기 위해 애써 만들어내는 정교한 체제들의 가치를 안다. 알코올이나 헤로인이나 색정처럼 접근성이 좋은 것이든 신이나 역사에 대한 믿음처럼 얻기 힘든 것이든 그런 사람들의 아편이 얼마나 값진지 안다 - P95
그 표현이 정확히 옳다. 경제신문을 대충 훑어보는 사람이라면 하워드 휴스가 절대 사업상의 "거래"나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휴스는 "사명" 내지 "임무"를 수행한다. 《포춘>이 러브레터를 연재할 때의 표현을 빌리면, 휴스는 언제나 "한 개인의 절대적인 통제권하에 있는 최대 규모 기업자산의 소유주로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했다. 또한 휴스는 "동업자"도 두지 않는다. 오로지 "적수"만이 있을 뿐이다. 적수들이 절대적 통제권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면" 휴스는 행동을 취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유독 휴스와 관련된 보도에서 특징적으로 쓰이는 "보이면"이나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는 이런 표현은, 휴스의 사명이 갖는 특별한 분위기를 암시해주었다. 휴스가 "취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행동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을 골라 "당신이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다"고 경고를 할 수도있다는 말이다. 휴스가 싫어하는 것을 하나 꼽자면 단연 머리에 겨누어진 총(일반적으로 이는 행사 참석이나 정책 논의를 뜻한다)이므로 이 메모로 적어도 TWA 항공-휴스가 경영했던 당시 이 회사가 돌아가는 방식과 비슷하게 운영되는조직은 온두라스 정부밖에 없었다-의 사장 한 명은 사직해야 했다. 이런 이야기들은 끝도 없고, 한없이 친숙하다. 휴스의 충실한 추종자들은 이런 일화들을 야구카드처럼 서로 교환하며, 가장자리가 너덜너덜해져 출처를 식별할 수 없을 지경이되도록 애지중지한다. - P102
우리의 공식적 영웅과 비공식적 영웅은 이처럼 언제나 갈라졌다. 하워드 휴스를 생각하면서 우리가 원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우리가 원하는 것, 우리가 공식적으로 흠모하는 것과 은밀하게 욕망하는 것, 가장 광범한 의미에서 우리가 결혼한 사람들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사이에 존재하는, 이 바닥없는 간극을 못 보고 지나칠 수는없다. 겉으로는 갈수록 사회적 미덕을 상찬하는 듯 보이는나라에서, 하워드 휴스는 단순히 반사회적일 뿐 아니라 화려하게, 현란하게, 독보적으로 비사회적이다. 최후의 사적인인간, 우리가 이제 더는 인정하지 않는 꿈이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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