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지는 회오리 속에서 돌고 돌고
매는 매잡이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산산이 해체된다. 중심이 버티지 못한다.
그저 무정부 상태가 세상에 풀려 퍼지고
피로 흐려진 조수가 풀리고 사방에서
무구함을 받드는 의식이 물에 잠겨 가라앉는다.
가장 훌륭한 이들은 모든 신념을 잃고, 가장 저열한 자들은치열한 열정으로 충만하다.
틀림없이 뭔가 계시가 임박해 있다.
틀림없이 재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재림! 그 단어를 내뱉자마자
‘세계정신‘에서 광막한 이미지가 나와
내 시야를 괴롭힌다. 어딘가 사막의 모래 속에서
사자의 몸에 인간의 머리가 붙은 형상이
태양처럼 무표정하고 무자비한 시선이
느릿한 허벅지를 움직이고, 그 주위로 온통
성난 사막 새들의 그림자가 비틀거린다.
어둠이 다시 툭 떨어진다. 그러나 이제 나는 안다
이십 세기에 걸친 돌 같은 잠이
흔들리는 요람에 동요해 악몽으로 변했다는 걸
그리고 이제 어떤 거친 짐승들이, 마침내 도래한 그들의 시간을 맞아,
태어나 베들레헴을 덮치려 웅크리고 있는가?
- W. B. 예이츠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