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

뛰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추격 신에서는 누군가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거나 던져지는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맨바닥에 부딪힌 그사람은 어느 정도 데굴데굴 구르다가 딱 멈춰서 벌떡 일어나 먼지를 툭툭 털어 낸다.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난 생각한다. ‘저거 완전 뻥이야. 달리는 차에서 내던져지면 저것보다 훨씬 더 아프다고‘ - P15

당시 나는 가톨릭 사립 학교 메리베일 칼리지 Maryvale College에 다니고 있었다. 매년 열리는 메리베일 운동회의 챔피언은 나였고, 엄마들중 챔피언은 바로 우리 엄마였다. 비결이 뭐냐고? 엄마는 늘 내 엉덩이를 걷어차려고 날 쫓아다녔고, 나는 걷어차이지 않기 위해 늘 도망 다녔으니까. 그 누구도 나와 엄마보다 빨리 달리지 못했다. 엄마는 ‘이리와서 좀 맞자‘는 식으로 매질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보단, 무료 배송으로 매질을 서비스하는 쪽이랄까. 또 물건을 집어던지는 데도 능숙했다. 무엇이든 엄마 옆에 있던 게 내 눈앞으로 날아오곤 했다. 그게 깨질 수 있는 물건이면 잡아서 고이 내려놔야 했다. 만약에 깨지기라도하면 그 역시 내 잘못이 되어 버리고 그럼 볼기짝이 훨씬 더 얼얼해질테니까. 엄마가 꽃병을 던지면, 나는 그걸 잡아서, 내려놓고, 다시 도망갔다. 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 생각해야 했다. ‘이거 중요한 물건인가? 그래. 깨질 수 있는 건가? 그래. 그럼 잡고, 내려놓고, 다시 도망가자!‘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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