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최근 유럽에서 3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조사(많은 사회과학자가 사용하는 집중적인 조사)에서 이민에 대한 극단적인거부감을 보인 사람의 공통점은 젠더나 연령 같은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아닌 경제적 불안정, 동료 시민과 정부에 대한 낮은 신뢰, 사회적 고립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정치적으로 힘이 없고경제적으로 불안정하며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이이민자에게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특성이 무엇인가? 모두 외로움의 핵심 동인이다. 대신 탓할 수 있는 누군가 당신과 다르게 묘사되는 누군가 당신이 사실상 알지 못하는 누군가(반이민 열풍이 가장 거센 곳은 일반적으로 이민자 수가 적은 지역들이다)를 희생양으로 바치는 것은 이미 여러 번 증명된 필승 전략이다. 이것은 세계 경제나 신자유주의나 자동화나 공공지출 삭감이나 정부 지출의 불공정한 우선순위를 탓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사실 이것들이야말로 사람들이 스스로 주변화되었다고 느끼는 이유들임에도 그렇다. 우파 포퓰리스트들은 감정이 이성과 복잡성을 이기며 두려움이 강력한 도구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들은 타자를 적으로 만드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이 사실을 악용한다. - P92
아렌트의 통찰은 1930년대 독일에서 21세기의 우리 세계까지, 외롭고 박탈당한 사람들의 정서를 하나로 모은다. 빌헬름이라는 청년이 이 정서를 정확히 대변한다. 빌헬름의 말만 들어본다면 그는 독일 제3제국에 사는 청년으로도 보이고 경제적 고난을 겪는 오늘날의어느 국가에 사는 청년으로도 보인다. "키 180센티미터 남짓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머리칼과 눈동자가 검고 굉장히 지적인 인상의 잘생긴 청년인 빌헬름은 경기 침체로 수년간 실업자로 지냈다. 빌헬름은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를 위한 자리도 없었다. 내 세대는 그저 피하고 싶은 끔찍한 고통을 감내하며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대학을 마치고 나는 1년간 실업자로 지냈다. [...] 실업자로 지낸 지 5년째 되어가자 몸도 영혼도 부서졌다. 독일은 나를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서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세상 그 어디에도 나를 원하는 곳은 없을 터였다. [...] 내 인생에는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 빌헬름이 묘사하는 것은 사실 1930년대다. 빌헬름의 이야기는이렇게 이어진다. "바로 그때 나는 히틀러를 만났다. [...] 내 인생은 새로운 의미로 가득 채워졌다. 이후 나는 독일의 부활을 위한 이 움직임에 내 몸과 영혼과 정신을 바쳤다." - P94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또 다른 무언가, 더 중대한 무언가가 있다. 우리가 남을 친근하게 대하거나 남이 우리를 친근하게 대할 때 그 행위가 진정성이 있든 아니면 아주 짧은 순간 연출된것이든 우리는 우리가 공통으로 지닌 것, 즉 우리가 공유하는 인류애를 상기하게 된다. 그리고 그럴 때는 혼자라는 느낌이 덜 든다. - P110
킴 타이나 핵찌와 함께 먹는 것이 혼자 먹는 것보다는 틀림없이낫겠지만 나는 이런 식의 상업화되고 상품화된 관계가 우리 사회에불러올 결과가 우려스럽다. 돈으로 우정을 사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가 우려하는 이유는 이렇게 거래로 이루어진 관계가 외로움을 완화해줄 수 없기 때문이 아니다.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상당 수준 외로움을 완화해준다. 거래 기반의 관계가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정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매우 적기(돈으로 산 것이지 힘들여서 얻은 것이 아니므로) 때문에 우리가 결국 이것을 더 선호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인류학이나 경영학 분야의 연구를 보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한다.실제로 브리트니의 손님 가운데 몇 명은 "각자 나름의 문제로 각자 나름의 짐을 지고 있을 누군가에게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것보다는 그녀를 대여하는 것이 훨씬 만족스럽다고 했다. 아마도 이것이 먹방 팬들이 ‘현실‘ 우정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일 것이다. 한 여성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다가 대학 시절 룸메이트의 전화를 받고 짜증을 느낀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제 막 식탁에 앉아 유튜브를 보려던 참이었어요.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그 친구와 통화하면서 식사를 해야 했죠. 정말 짜증났어요."그렇다. 이 젊은 여성은 친구 - 그녀를 개인적으로 아는 누군가 - 와 대화하는 것보다 혼자 앉아서 먹방 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가 4,000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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