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기 전까지 프레드는 설마 그런 일이 있으랴 하고 생각했다. 다른 집 자식들은 다 그래도 자기네 자식들은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맹문이라서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니었다. 그는 그런 행동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노인들을 배척하는 운동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었다. 정부는 처음에 노인들을 지지했다. 입에 발린 소리일지언정 노인 공경의 미덕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러더니 얼마 안 가서 노인들을 여론의 심판에 넘겨 버렸다.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그러자 노인 배척 운동의 전선에 생긴 그 돌파구를 이용하여 정치인들이 공격에 가세하였다. 그들은 의사들이 너무 쉽게 약을 처방한다고 비난하였다. 의사들이 공익은 뒷전으으로 돌리고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마구잡이로 노인들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태는 갈수록 나빠지기만 했다. 학자들의 분석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대폭적인 예산 삭감이 이어졌다. 먼저 정부는 인공심장의 생산을 중단시켰다. 그 다음에는 피부와 신장과 간의 대용물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동결시켰다. 대통령은 신년담화를 통해 <노인들을 불사의 로봇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생명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존중되어야 합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노년기와 극노년기의 국민들은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함으로써 국가가 민심에 반하는 세금을 부과하게 하고, 프랑스사회가 퇴보하는 듯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나라의 모든 경제 문제가 노인의 증가와 연결되어 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상한 것은, 그 담화가 75세 노인의입에서 나온 것이고 그의 뛰어난 임무 수행 능력> 자체가 상당부분 첨단 의학의 보살핌 덕분에 발휘되고 있는 것임에도 아무도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P77
7. 인간을 기르다가 싫증이 나면 어떻게 할까?
우리의 어린 세대는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애완 인간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점차 싫증을 낸다. 애완 인간을 사 달라고 조를 때와는 생판 달라진 모습이다(우리의 자녀가 <제게 애완 인간을 선물해 주세요. 잘 돌보겠다고 약속할게요>라고 말할 때, 우리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녀석들의 그 말은 그저 나흘 동안만 잘 돌보겠다는 뜻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어린 세대가 애완 인간에 싫증을 낼 때, 우리가 보이는가장 간단한 반응은 인간들을 세면대나 쓰레기통이나 하수도에 버림으로써 그 골칫거리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만일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우리의 하수도에 사는 인간들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지구에서 잡아와 길들인 인간들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단이 전혀 없다. 너무나 <유순한> 그들은 하수도 인간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하수도 인간들은 그들보다 훨씬 빨리 달리며 끝까지 그들을 추격해서 목숨을 빼앗고 말 것이다. 우리의 귀여운 놀이 동무였던 그들을 그런 식으로 저버리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사람 우리 (특히 지구의 야생 인간을 기르던 우리)를 어떻게 처분해야 좋을지 모르는 어린 세대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것은 애완 인간들을 가난한 친구들에게 선물하라는 것이다. 그친구들은 아마도 애완 인간을 대신 맡아 기름으로써 큰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 P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