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시럽이 뚝뚝 듣는 핫케이크가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다. 바삭한 토스트, 갓 구워내 뜨거운 스콘, 속에 뭘 넣었는지 알 수없지만 맛이 좋았던 샌드위치, 그리고 아주 특별했던 생강 빵도 떠오른다. 입에서 녹아버리는 카스텔라, 과일 사탕절임과 건포도가터질 듯 가득 든 빵도 생각난다. 굶주린 가족이 한 주 내내 먹을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음식이었다. 결국 남은 음식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지 못했다. 때로 그 낭비가 걱정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남은 음식의 행방에 대해 댄버스 부인에게 감히 묻지는못했다. 그랬다면 아마 비웃는 듯 차가운 눈길로 나를 바라보며 오만한 미소와 함께 "돌아가신 드윈터 부인께서는 그깟 일에 신경쓰지 않으셨지요"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을까. 댄버스 부인이라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파벨은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제일 처음 불안감을 느끼게 된 것은 댄버스 부인의 얼굴 표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난 본능적으로 레베카와 비교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그림자가 우리 사이에 드리워졌다. -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