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는 나란히 누운 채로 참 많은 기억 사이를 이리저리 걸었다. 불완전한 장면들이 많았다. 마치 둘이서 옛 사진이 담긴 상자를 열었는데, 사진마다 죄다 찢어지고 너덜너덜해진 상황이랄까. 하지만 둘의 삶을 통틀어 단 하나 완벽하게 간직하고 있는기억이 있었다. 참 즐겁고도 부적절했던 그 순간의 기억을 둘은 마치 성물처럼 그들만의 비밀로 간직했다. 그 순간이야말로 지금 그 둘에게 가장 필요했다.
"앵무새 기억나?" - P442

그는 속부터 회색으로 변해갔다. 마치 삶은 고기처럼 속에서아무런 힘도 나지 않아서 온종일 블랙커피를 마셨다. 걸으면 위장이 쓰라리고 배 속이 메스꺼워질 때까지 말이다. 하지만 그는절대로 걷지 않았다. 그는 끝없는 리본처럼 이어진 캘리포니아고속도로의 차들 사이를 질주하며 욕설을 퍼붓고 줄담배를 피웠다. 그의 또 다른 악덕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팰맬 담배였다. 아버지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버지와는 달리 산업화된 속도에맞추어 피웠다. 빨리 연기를 뿜은 다음, 피우고 있던 담배의 끝에서 체리빛으로 타오르는 불씨를 다음 담배에 이어 붙였다. 그는미국인들이 하듯이 담배를 쥐려고도 해보았다. 엄지와 중지로 담배를 잡는 것이다. 영화에서 이스팁 매퀸이 그렇게 하는 걸 본적이 있었다. 그리고 욕설을 하듯 중지로 다 피운 꽁초를 휙 튕겨서 로켓처럼 발사했다. - P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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