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한 시대를 끝내고 백 년의 삶을묻은 다음 저녁 전에 집에 올 수 있단 말인가? 빅 엔젤은 모두가 몸을 담은 이 더러운 거래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죽음이라. 참으로 우습고도 현실적인 농담이지, 노인들이라면 어린애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하는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모든 수고와 욕망과 꿈과 고통과 일과 바람과 기다림과 슬픔이 순식간에 드러낸 실체란 바로 해 질 녘을 향해점점 빨라지는 카운트다운이었다.
일흔을 목전에 둔 사람이라면, 본인이야 모든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사실상 아무것도 중요하지가 않다. 그걸 어떻게 해야겠다는 필요성도 간절하게 느끼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생일날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기껏해야 20년 정도 더살겠군.‘ 그리고 한 해 한 해가 점점 어둡게 저물기 시작하면서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15년 남았군‘ ‘10년 남았나‘ ‘이제 5년정도겠군. 그러다가 아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사는 게 뭐 대수라고. 내일이라도 버스에 치여 죽을 수 있어! 언제 골로 갈지는 아무도 몰라." - P151

 그는 동네의 백인 지구에서 자랐다. 학교애들은 리틀 엔젤의 가족이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집은 여기가 됐을 수도 있다. 110제곱미터의 네모난 상자 같은 집. 부겐빌레아가 피어 있고, 어린이용 세발자전거와 스쿠터들이 진입로에 버려져 있는 집. 농구 골대가 차고 문에 달려 있는 집. 유사 계급 계층이군, 하고 그의 머릿속 교수가강의를 했다. 하지만 음악은 달랐다.
그는 거리를 걸어 올라갔다. 감시 카메라가 그를 비추는 느낌이 들었다. 창문마다 눈이 달려 있는 것만 같았다. 동네 사람들은크라운 빅토리아 차를 엿보며 ‘돼지 새끼!‘라고 생각하겠지. 그는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축 내려뜨렸다. 그러면 좀 작아 보이거나안 보일 수도 있다는 듯 말이다.
‘저 백인은 누구야?‘
‘아, 저 사람 미국이랑 멕시코 혼혈이다.‘
‘마약 단속 경찰처럼 생긴 놈이군.‘
빅 엔젤과 페를라의 집 현관으로 들어설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언제나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다. 아직도 클럽의 회원권을 얻지 못한 멤버 같았으니까. 하지만 노크를 하거나 초인종을 누를 때마다 그들은 모두 리틀 엔젤을 타박했다. 동생이 집에 들어오는 건데 뭐 하러 노크를 해? 그냥 들어오면 되지. 그래서 그는 남자답게 마음을 먹고 무거운 철망 안전 격자를 열고서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거실에 펴놓은 커다란 탁자 주변을 어슬렁대고 있었다. 야구 모자 안에는 물건 인수증이 들어 있고, 담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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