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미니밴은 지금 막 도착했다. "이제 왔군." 그는 손을 비볐다. 최근 그의 분노는 종종 심술궂게 좋은 기분으로 나타나곤 했다. 이 땅에 머물 시간이 점점 줄어들수록 자신이 천하무적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만사가 자신의 계획대로 잘 따라주기만 한다면야. 리틀 엔젤이 대학에 가서 그 유럽 책들을 전부 읽으며 무어라 했더라? "타인은 지옥이야." 약은 문제없이 들었다. 하지만 남들보다 뛰어난 그의 능력, 모든 사람과 모든 것, 심지어 죽음까지도 능가하는 그의 능력은 초능력이었다. ‘죽음 네까짓 게 뭐란 말이냐‘ 벌레와 병아리나 죽는 거지, 천사는 죽지 않는다고. 골수암? 지난번에 약초와 미네랄을 발견했다고. 그걸 복용하면 산호초처럼 뼈가 다시 자라난다고! 비타민 C, 비타민D, 비타민 A도 있어. 차가버섯 차를 마시면 돼. 장내 종양? 강황을 먹으면 돼! 셀레늄도 있고. 저런, 저런. "나는 천하무적이야." 그는 혼잣말을 했다. "나는 천하무적이아니야" - P93
그는 보이지 않는 인터뷰어에게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100세 가까이 살 수 있었다. 그래서 그도 최소한 그때까지는 살겠거니 싶었다.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어린애였다. 웃고 싶고, 좋은 책을 읽고 싶고, 모험을 떠나고 싶고, 페를라가 만든 알본디가스 수프를 한 번 더 먹고 싶었다. 대학에 갔다면 좋았을 텐데. 파리에 가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카리브 해협을 일주하는 크루즈를 탈걸 그랬어. 내심 스노클링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일단 건강해지면 하러 가야지. 그는 시애틀에 가볼 생각도 했다. 막냇동생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봐야겠어. 그러다 불현듯, 자기가 샌디에이고의 북쪽인 라호이아에도 안 가봤다는게 떠올랐다. 그곳에서는 부자 미국 놈들이 다 모여서 선탠하고다이아몬드를 사대지. 그 해변을 걸어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 성게와 조개껍데기를 줍지 않았지? 갑자기 성게가 꼭 한번가져봤어야 할 좋은 물건처럼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디즈니랜드에 가보는 것도 까먹었군. 그는 충격을 받은 채로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너무 바빠서 동물원에 가볼 새도 없었다니. 자기 이마라도 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자나 호랑이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가 보고 싶은 건 코뿔소였다. 미니에게 코뿔소 모형을 좋은 놈으로 하나 사달라고 해야겠다. 그러자 그걸 또 어디다 둬야하나 고민이 되었다. 침대 옆에 둬야지. 딱 맞는 장소 아닌가. 그는 코뿔소였다. 그러니 죽음이란 놈을 들이받아 확 처박아버릴것이다. 랄로는 문신이 있지. 나도 하나 새겨보면 어떨까. 건강이좋아지면 말이다. - P104
"나의 엔젤, 무척 섹시하네." 페를라는 사람들이 다 모인 곳에서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온몸의 뼈가 죄다 석회처럼 굳어가고 다리가 밤낮으로 아픈데 섹시하기란 참 힘든 법이다. 게다가 기저귀까지 차고있지 않나. 그의 용감한 딸은 종종 이렇게 묻곤 했다. "아빠, 아직 오줌 안쌌죠?" 예수님 제기랄. ‘죄송합니다. 주님.‘ 하지만 어쩌다가 그는 딸보다 더 작아져버렸을까?
내 자식들보다 더 키가 커지기
빅 엔젤은 언제나 가족의 지도자였다. 돈 안토니오가 가족들을 라파스에 굶어 죽게 내버려두었을 때, 형제자매들은 빅 엔젤을 아버지처럼 따랐다. 그랬던 빅 엔젤이 이제는 자기 딸의 아기 노릇을 하고 있다니. 지금은 딸애가 그의 가랑이에다 베이비파우더를 바르고 있다. 이 상황이 가족들이 전부 모였을 때 그가즐겨 하던 야한 농담같이 느껴졌다. "아빠, 괜찮아요?" 그녀가 물었다. "내가 괜찮아질 날이 언제 또 오겠냐." 그는 저 먼 곳을 응시했다. 미니는 아버지 마음속에서 아주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체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 P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