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건청인은 청각 장애가 청능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 청각 장애인은 청각 장애를 청능의 부재가 아니라 청각 장애의 존재로 본다. 농문화는 하나의 어엿한 문화이자 삶이며, 언어이면서 미학적특징이고, 신체적인 특징이자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지식이다. 이 문화에서는 건청인의 경우와 달리 몸과 마음의 긴밀한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에게 언어란 단지 혀와 후두의 제한된 구조가 아니라 주요한 여러근육 조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인 까닭이다. 사회 언어학의 초석중 하나인 사피어-워프 가설에 따르면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작고하기 불과 얼마전인 2000년에 윌리엄 스토키가 내게 말했다. 우리는 수화가 구어와 얼마나 비슷한지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어요. 수화의 유효성을 확립하기 위해서였죠. 일단 수화의 유효성이 폭넓게 수용되고 나면 우리는 보다 흥미로운 주제, 즉 수화와 구어의 차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수화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삶을 인식하는 방식과 그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건청인이 삶을 인식하는 방식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살펴볼 수있답니다‘ - P119
레이철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선 활동에 참여했고, 언젠가 건청인 세계를 향한 혼란스럽고 비생산적인 적대감을 발견했다. 「나는 수화를 사용하는 농인 커뮤니티에 사춘기가 길어지도록 종용하는 무언가가 있다는느낌을 계속 받았어요. 사춘기가 자기 자신을 경험하는 방법으로서는 효과적이지만 보다 넓은 세상에 나아가서는 궁극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아요」 정치적 성향을 띤 농인 커뮤니티를 곤란해하기는 찰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청각 장애에도 어느 정도 자긍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있다고 믿었다. 다시 말해, 적어도 청각 장애를 자신의 일부로 여기면서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레이철이 말했다. 찰리가 자기와 같은 기숙사에 있던 한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 생각나요. 그 소년은 밤마다 자신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찰리가 그러더군요. <엄마,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게 정말 슬프지 않아요? 그렇죠? 나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 거예요.> 나는 <아, 우리가 제대로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P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