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은 행정가로서는 무능하지만 정치적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탁월하다. 그는 교육과 언론이 민주주의의 자양분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물리적 위협뿐 아니라 심리적 위협을 능숙하게 활용하는데, 심리적 위협의효과가 훨씬 더 크다. 동물들은 나중에 사실상 그의 인질이 되어버린다.
이 소설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장면은 그렇게 인질이 된 민중이 스스로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대목이다. 젊은 돼지들의 발언을 막는 것은 양들이다. 양들은 외친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그 선량하고 이상적인, 동시에 얄팍하고 선정적인 구호가 회의를 중단시키고 비판자들의 목소리를 막는다. 모든 구호가 그런 위험성을 품고 있다.
그래서 나는 복잡한 논의가 오가지 않는 사회, 각론이 부실한사회, 대신 맹목적인 열성 지지자와 그럴싸한 구호와 선정적인 음모론이 넘치는 사회를 진심으로 염려한다. 그런 사회는 전체주의로 가는 내리막길에 있다. 여기서 지금의 한국 현실을 떠올리는 사람이 나 하나만은 아니리라. 오웰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예언자다. - P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