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ㅡ 아, 저 사람 무서워, 저 사람 무서워! 젊은 시리아인 ㅡ 이 자리를 뜨십시오. 공주님. 간청합니다. 살로메 가장 무서운 것은 저 사람의 눈이야. 튀루스의 태피스트리를 횃불로 태워 뚫은 검은 구멍 같아. 용이 사는검은 동굴, 용이 자기 거처로 삼은 이집트의 검은 동굴같아. 환상적인 달빛에 일렁이는 검은 호수 같아••••••. 저 사람이 또 말을 할까? 젊은 시리아인 ㅡ 이 자리를 뜨십시오. 공주님. 간절히 말씀드립니다. 어서 이 자리를 뜨세요. 살로메 ㅡ저 사람 몸, 정말 쇠약해졌네! 가냘픈 상아 조각 같아. 저 사람은 은으로 만든 것 같아. 틀림없이 달처럼 순결할 거야. 달빛 같아, 은빛살 같아, 살갗은 아주 차가울거야, 상아처럼 차가울 거야.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젊은 시리아인 ㅡ 안 됩니다. 안 돼요, 공주님! - P162
헤롯 ㅡ 오늘 밤에는 달이 이상해 보이는군. 이상해 보이지 않소? 미친 여자 같아. 사방에서 연인을 찾는 미친 여자. 게다가 벌거벗었어. 홀딱 벗었어. 구름들이 벗은 몸을가려 주려 하지만 그냥 놔두지를 않네. 하늘에서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술 취한 여자처럼 비틀거리며 구름 사이를 헤매고 있어••••••. 연인을 찾는게 틀림없어. 술 취한 여자처럼 비틀거리지 않소? 미친여자 같아, 안 그렇소? 헤로디아 ㅡ 아뇨. 달은 그냥 달 같아 보여요. 그뿐이에요. 안으로 들어가요••••••. 여기서는 할 일이 없어요. - P171
헤롯 ㅡ 아, 맨발로 춤을 추는구나! 좋구나! 좋아! 너의 귀여운두 발이 하얀 비둘기 같겠구나. 나무 위에서 춤을 추는 작고 하얀 꽃 같겠구나••••••. 아니야, 아냐. 저 아이는 피 위에서 춤을 추겠구나! 바닥에 피가 쏟아져 있으니 저 아이가 피 위에서 춤을 추면 안 되는데, 그건 나쁜 징조였어. 헤로디아 ㅡ 저 아이가 피 위에서 춤을 추든 말든 그것이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당신은 이미 그 피 속에 발을 깊이 담그고 걸어 다니기까지 했잖아요••••••. 헤롯 ㅡ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아! 저 달을 봐! 붉은빛으로 변했어. 피처럼 붉어졌어. 아! 저 예언자가 제대로예언을 했구먼. 저 사람은 달이 피처럼 변할 것이라고예언했소. 저 사람이 그렇게 예언하지 않았던가? 여기있는 사람들 모두 저 사람이 그렇게 예언하는 소리를들었어. 이제 달은 피처럼 변했어. 저게 보이지 않소? - P194
살로메 ㅡ (무릎을 꿇으며) 지금 바로 은 쟁반에 가져왔으면 좋겠어요....... 헤롯 ㅡ (웃음을 터뜨리며)은 쟁반에? 그러고말고, 은 쟁반에이 아이는 매혹적이야, 그렇지 않소? 네가 은 쟁반 위에 올리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오, 착하고 아름다운 살로메 유대의 그 어떤 딸보다 아름다운 아이야. 은 쟁반에 무엇을 가져와 주기를 바라느냐? 말해 보렴. 그것이 무엇이든, 너는 그것을 얻게 될 것이다. 내 보물들은 다 네 것이다. 네가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살로메? 살로메 ㅡ (일어서며) 요카난의 머리예요. 헤로디아 ㅡ 아! 말 한번 잘했구나, 내 딸아. 헤롯 ㅡ 안돼 안돼! 헤로디아 ㅡ 말 한번 잘 했어, 내 딸아. 헤롯 ㅡ 안 돼, 안 된다, 살로메. 네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 아니야. 네 어미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라. 네 어미는 늘 너에게 나쁜 조언만 하는구나. 그 말에 귀 기울이지마라. 살로메 ㅡ제가 귀 기울이는 것은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제가 은 쟁반에 요카난의 머리를 달라는 것은 제 즐거움을 위해서예요. 전하는 맹세를 하셨습니다. 맹세를 하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 P198
살로메 ㅡ 요카난의 목을 주세요! 헤롯 ㅡ(의자에 주저앉으며) 저 아이에게 달라는 것을 주도록 하라! 결국 저 아이는 제 어미의 자식이 아니더냐! (첫 번째 병사가 다가온다. 헤로디아가 왕의 손에서 죽음의 반지를빼 병사에게 준다. 병사는 바로 그것을 사형 집행인에게 가져간다. 사형 집행인의 얼굴이 겁에 질려 있다.) 누가 내 반지를 가져갔는가? 내 오른손에는 반지가 있었다. 누가 내 포도주를 마셨는가? 내 컵에는 포도주가 있었다. 포도주가 가득 차 있었다. 누가 그것을 마셔 버렸구나! 아! 틀림없이 누군가에게 나쁜 일이 생길 거야. (처형관이 우물 안으로 내려간다.) 아! 내가 왜 맹세를 했던가? 이후로는 어떤 왕도 맹세를 하지 못하게 하라. 맹세를 지키지 않는다는 건 무시무시한 일이고, 맹세를 지키는것 또한 무시무시한 일이다. 헤로디아 ㅡ 내 딸아, 장하구나 헤롯 ㅡ 틀림없이 불행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살로메 ㅡ (우물에 몸을 기대고 귀를 기울인다.) 아무 소리도 나지않아.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왜 소리를 지르지 않을까, 이 사람은? 아! 누가 나를 죽이려 한다면, 나는 소리를 지를 텐데, 몸부림을 칠 텐데, 괴로워할 텐데••••••. 쳐라, 쳐라, 나아만이여, 쳐라, 어서••••••. 아니야, 아무 소리도안 들려, 침묵, 무시무시한 침묵뿐이야. 아! 땅에 뭔가 떨어졌구나.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 사형 집행인의 칼이로구나. 두려워하고 있어, 이 노예는 칼을 떨어뜨렸어. 감히 그 사람을 죽이지 못하고 있어. 겁쟁이야, 이 노예는! 병사들을 보내야 해. (헤로디아의 시동을보며) 이리 와, 너는 죽은 사람의 친구였지, 그렇지 않아? 자, 네게 말하겠는데, 죽은 사람 수가 충분하지 않아. 병사들에게 아래로 내려가 내가 청한 것, 전하가 나에게 약속한 것, 이제 내 것이 된 것을 나에게 가져오라고 해. (시동은 뒷걸음질 친다. 그녀가 병사들을 돌아본다.)여기 봐요, 병사들, 우물로 내려가서 그 사람의 목을 가져와요. 전하, 전하, 병사들에게 요카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하세요. - P206
살로메 ㅡ 아! 당신은 당신에게 입 맞추지 못하게 했지, 요카난흠! 이제 나는 당신에게 입 맞출 거야. 잘 익은 과일을깨물 듯이 내 이로 당신 입술을 깨물 거야. 그래, 당신에게 입을 맞출 거야, 요카난 내가 그렇게 할 거라고말했잖아.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그렇게 말했어. 아! 이제 당신에게 입을 맞출 거야••••••. 하지만 어쩨서 나를 보지 않는 거지, 요카난? 그렇게 무시무시하던 당신의 두 눈, 분노와 경멸이 가득하던 두 눈이 지금은 감겨 있네. 왜 두 눈이 감겨 있지? 눈을 떠! 눈꺼풀을 들어 올려, 요카난! 어째서 나를 보지 않는 거지? 당신은 나를 두려워하나, 요카난, 그래서 나를 보지 않으려는 건가? 그리고 당신의 혀, 독을 쏘는 붉은 뱀 같던 그 혀가 이제는 움직이지 않네. 아무 말도 하지 않네, 요카난, 나한테 독을 뱉던 그 주홍색 독사가. 이상하네, 그렇지 않아? 어째서 그 붉은 독사가이제 꿈틀거리지 않는 거지? •••••• 당신은 내 어떤것도 가지지 않으려 했지, 요카난. 당신은 나를 거부했지. 당신은 나에 대해 악한 말을 했지. 당신은 창부를 대하듯 나를 대했지, 음란한 여자를 대하듯이 나를 대했지, 살로메를, 헤로디아의 딸을, 유대의 공주를! 자, 나는 지금도 살아 있지만 당신은 죽었어. 그리고 당신의머리는 내 것이 되었어. 나는 당신의 머리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개한테 던져 버릴 수도 있고, 공중의 새한테 던져 버릴 수도 있어. 개가 남기면 공중의 새가 먹겠지. 아, 요카난, 요카난, 당신은 남자들 가운데 내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사람이었어! 다른 남자들은 모두 가증스러웠지. 하지만 당신은 아름다웠어! 당신의 몸은 은 받침 위에 세워 놓은 상아 기둥이었어. 은으로빚은 비둘기와 백합이 가득한 정원이었어. 상아 방패들로 장식된 은 탑이었어. 당신의 몸처럼 흰 것은 세상에 없었어. 당신의 머리카락처럼 검은 것은 세상에 없었어 온 세상에 당신의 입술처럼 붉은 것은 없었어. 당신의 목소리는 묘한 향을 흩날리는 향로였어. 당신을 보면 묘한 음악이 귀에 들렸지. 아! 어찌하여 당신은 나를 보지 않았나, 요카난? 손이라는 망토로, 독설이라는 망토로, 당신의 얼굴을 가렸지. 당신은 자신의 눈에 신을 보려는 자의 덮개를 갖다 댔지. 그래, 당신은 당신의신을 보았지, 요카난. 하지만 나는 나는, 절대 보지 않았지. 나를 보았다면 당신은 나를 사랑했을 거야. 나는 당신을 보았지. 그리고 당신을 사랑했어. 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나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 요카난, 나는 당신만을 사랑해••••••. 나는 당신의 아름다움에 목말라 있어. 나는 당신의 몸에 굶주려 있어. 포도주도 사과도 내 욕망을 달랠 수 없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요카난? 홍수도 큰물도 내 뜨거운 감정을 끌 수가 없는데, 나는 공주였어. 그런데 당신은 나를 경멸했지. 나는 처녀였어. 그런데 당신은 나한테서 순결을 빼앗았지. 나는 정숙했어. 그런데 당신은 내 핏속에 불을 채웠지••••••. 아! 아! 어째서 당신은 나를 보지 않았나? 나를 보았다면 당신은 나를 사랑했을 거야. 틀림없이 나를 사랑했을 거야. 사랑의 신비는 죽음의 신비보다 위대하지. - P208
(노예들이 횃불을 끈다. 별이 사라진다. 커다란 구름이 달을 가로질러 완전히 감추어 버린다. 무대는 어두워진다. 왕은 계단을 올라가기시작한다.)살로메의 목소리 아! 나는 당신에게 입을 맞추었어. 요카난, 당신 입에 내 입을 맞추었어. 당신 입술에서는 쓴 맛이 나네. 피의 맛인가? •••••• 아니, 어쩌면 사랑의 맛일지도 몰라••••••. 사람들은 사랑에서 쓴 맛이 난다고 하지••••••.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무슨 상관인가? 나는당신에게 입을 맞추었는데, 요카난, 당신의 입에 내 입을 맞추었는데.
(달빛이 살로메에게 떨어지며 그녀를 환하게 비춘다.)
헤롯 ㅡ (빙글 돌아 살로메를 보며) 저 계집을 죽여라!
(병사들이 앞으로 달려 나가 헤로디아의 딸, 유대의 공주 살로메를 방패로 눌러 뭉갠다.)
(막)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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