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르켐이 역설하는 바에 따르면, 이 세상에는 갖가지 "사회적 사실들이 존재하며, 이런 사실들은 개인 차원으로 환원될 수 없다. (자살률이나 애국심관련 규범과 같은) 사회적 사실들은 사람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분명 실재하는 만큼, (심리학에서) 사람과 사람의 정신 상태를 연구하듯 (사회학도) 이것들을 가져다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당시만 해도 뒤르켐은 다차원 선택이나 중대 과도기 이론을 알지 못했으나, 신기하게도 그의 사회학은 이 두사상과 기막히게 잘 맞아 돌아간다. 뒤르켐은 자신과 동시대 인물을 곧잘 비판했는데, 예를 들면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경우 도덕성과 종교를 개인 심리 및 그가 맺는 양자관계의 심리로만 설명하려 한 것이 문제였다(프로이트는 신이란 아버지를 형상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뒤르켐의 주장은 이와는 상반되는 것이었으니, 호모 사피엔스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차원에서 살아가는 존재기 때문에 호모 듀플렉스(Homo duplex: 이중적인 인간)라고해야 옳다. 인간은 개별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더 커다란 사회의 일부라는 것이다. 종교를 연구한 끝에 그가 다다른 결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각 차원에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사회적 감성"을 지닌다. 그 첫 번째는 "개인 하나하나를 동료 시민 개개인과 엮어주는 역할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감성은 공동체 안에서, 즉 일상적인 삶의 관계 속에서 쉽게 눈에 띈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도의심, 존경, 호의, 두려움 등의 정서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성이 존재하는 것은 개인 차원에서 작동하는 자연선택으로도 쉽사리 설명된다. 다윈이 이야기했듯이, 사람들은 이런 감성을 가지지못한 사람들과는 파트너가 되기를 꺼린다. - P403
뒤르켐이 말하는 이 고차원의 감성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집단적 들썩임 (collective effervescence)"으로서, 집단적 의식에서 생겨날수 있는 열정과 열광을 말한다. 뒤르켐 자신은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어딘가에 모이는 행위 그것 자체가 무엇보다도 강력한 자극제이다. 개개인 여럿이 다 같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서로 가까이 다가선 상태는 짜릿한 전류 같은 것을 일으킨다. 그러면 순식간에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들뜬 상태로 고양되기 시작한다."
이런 상태에 들어가면, "원기가 고도로 활성화되고, 열정은 한층격렬해지며, 감정은 더욱 격해진다."" 뒤르켐이 보기에, 이러한 집단감정에 완전히 이끌리면 인간은 잠시나마 삶의 두 영역 중 더 고차원에 해당하는 성스러운 영역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 어느덧 자아는 사라지고 집단의 이해 (利害)가 가장 중요해진다. 한편 이와 대조되는 통속적인 영역은 우리가 매일을 살아가는 일상적인 세계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삶의 대부분 시간을 보내며 돈·건강·평판 따위의 문제를 걱정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늘 저기 어딘가에 더 고차원적이고 더 고상한 무엇이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이렇듯 이 두 차원을 오르락내리락함으로써 인간은 신 · 영혼 · 천국의 관념을 만들어내게 되었고, 객관적인 도덕 질서의 개념도 바로 여기서 생겨났다고 뒤르켐은 믿었다. 이러한 사회적 사실들은 심리학자가 개개인(혹은 양자 관계)을 연구해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단순히 꿀벌 한 마리 한 마리(혹은 두 마리씩)를 연구해서는 벌집의 구조를 이해할 수 없듯이. - 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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