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은 놀고 있는 아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은 우리보다 훨씬 키가 컸지만, 루스는 나보다 줄곧 한두걸음 앞서서 그들을 헤치고 목적한 곳을 향해 걸었다. 뜰과 경계를 이루는 철망 가까이에 이르자 그 애는 몸을 돌리고는 말했다.
"됐어. 여기서 타자. 넌 ‘들장미‘를 타."
나는 그 애가 건네주는 보이지 않는 고삐를 받아 쥐었다.
그런 다음 우리는 때로는 보통 속도로 때로는 전속력으로담장을 넘어 달리기 시작했다. 말이 없다고 대답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 내가 ‘들장미‘와 한동안 달리고 나자 루스가,
각각의 말이 지닌 결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온갖 조언과 함께 자기 말들을 차례로 타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까 말했잖아! ‘수선화‘를 탈 때는 몸을 완전히 뒤로 젖혀야 한다고! 훨씬 더 많이 말이야! 위에 탄 사람이 몸을 뒤로 젖히지 않으면 싫어하거든!"
내가 그런대로 잘 해낸 모양이었다. 루스가 나에게 자기가 가장 아끼는 ‘번개‘를 타게 해 주었으니 말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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