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력벽은 건물의 하중을 부담하는 구조체를 말한다.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에도 내력벽은 함부로 구조 변경을 하거나 허물 수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철거할 수 없는 벽이라는 뜻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집이라면 그 집을 짓기 위해 설계된 내력벽이 있을것이다. 우리가 공평히 나누어 가진 부재의 기억 같은. 신의 입장에선 당연한 설계일지 몰라도 인간의관점에선 피하고 싶은 불운이다. 그런데 또 달리 생각해보면 내력벽이라는 건 모든 걸 부숴도 부서지지 않는 최후의 보루, 영혼의 핵심인 셈이니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아름다운 것이겠다.
팔을 들어 슬픔을 받치고 선 모양. 나란한 두 개의 기둥.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친구의 정의다. 그러니 팔이 아프면 조금 꾀를 부려도 좋아. 오늘은 나의 친구들에게 그렇게 시작하는 편지를 써야겠다. 당분간은 내가 받치고 있을게. 손으로 안 되면 발로라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그러니까 다녀와.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숲길도 걷다 와, 기다릴게. - P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