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은 모든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말했다. 그것은무슨 뜻일까. 우리는 무엇인가를 욕망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생리적 욕구이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항상 무엇인가를 욕망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 욕망이나의 욕망이 아니라 타자의 욕망이라고 자크 라캉은 말한다. 자신이 욕망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그 욕망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바라는 욕망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타자가 욕망하는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자신을타자가 욕망하는 미끼로서 제공하기를 원한다. 인간은 타자의 성적 욕망이 되기를 원하며 또한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때로는 사랑의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 P56

사실 부모와 자녀로만 이루어지는 작은 규모의 가족 형태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가족 형태다. 핵가족이 근대 이후 생긴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거 농경 생활에서도 가족 단위는 핵가족을 이루면서 주변에 친척들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에 재산이많거나 권위가 높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여러 식솔들을 거느리고 확대가족을 꾸릴 수 있었던 반면 가난한 농민의 경우 대부분 핵가족 형태를 취했다.
그러나 형태상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핵가족의 성격은근대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부부의 성격이 낭만적 사랑을 중심으로 바뀌면서 가족 안에서 남녀의 역할이 다르게 규정되었다. 이전에는 부부 모두 생산적 활동에 종사했다면, 이제 남편은 가족을 위해 바깥에서 돈을버는 역할을 책임지고, 아내는 생산적 활동에서 분리되어가정을 돌보는 것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역할분리가 모든 계층의 여성에게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근대이후에도 노동자와 빈민 계급의 여성은 여전히 생산 활동에종사해야 했다. 그러나 그 여성들도 이상적 여성상에 따라서 남편과 자녀에게 헌신해야 한다는 역할이 요구되었다. - P84

이러한 변화는 주거공간의 구조 변화와 함께 이루어졌다. 이전까지는 한 방에 여러 사람이 함께 자는 것이 흔한일이었고, 손님이 오더라도 함께 묵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제 부부만의 침실 공간이 중요하게 인지되고,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따로 지내는 것이 훈육을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었다. 이처럼 부부간의 관계를중시하는 방식의 가족 구성은 일터나 작업 공간의 공적 세계와 부부와 가족의 사적 세계를 구분하는 방식을 출현시켰다. 이 변화 속에서 가족은 주변 세계, 즉 친족이나 공동체와는 점차 분리되게 되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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