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08년 1월 7일, 일본 제국 천황 메이지明治는 도쿄의 황궁에서 대한제국 황태자 이은李垠을 접견했다. 이은은 열두 살이었다. 한국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한국 황태자의 보육을 책임지는 태자태사太子太篩의 자격으로 작년 말 이은을 서울에서 도쿄로 데려왔고 이날 메이지의 어전으로 인도했다.
메이지는 일본 제국 대원수의 군복에 군도를 차고 있었고, 이은은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이토는 신년 하례용 연미복 차림이었다. - P7

이토는 한국 통감으로 부임한 후 서울의 여러 공공건물에 시계를 설치했다. 건물 정면에 대형 시계를 붙였고, 집무실과 회의실마다 벽시계를 걸었다. 통감부에 모이는 조선의 대신들은 벽시계 아래서 통감의 시정연설을 들었다. 이토는 시간이 제국의공적 재산이라는 인식을 조선 사대부들에게 심어 넣으려 했으나, 시간의 공공성을 이해시킬 길이 없었다. 이토 자신이 설명의언어를 갖추지 못하기도 했지만 시간을 계량하고 시간을 사적내밀성의 영역에서 끌어내 공적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문명개화의 입구라고 설명을 해도 고루한 조선의 고관들은 알아듣지 못할 것이었다. -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