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유산과 대학 외에도 미국에 필적하는 18세기와 19세기독일의 가장 최근의 딥 스토리 중 하나는 고도로 기능적인 프로이센군대와 이곳의 금욕적인 사명감이었다. 의무를 다하는 것- 위계질서와 엄격한 규칙 준수-은 일반 대중에게 품위와 덕성의 전형이 되었다. 동시에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식민지 보유국이 아니라는 열등의식으로부터 철저히 위장된 민족 우월주의에 대한 열망이 생겨났다. 눈에 띄게 더 커 보이려는 열성적이고 과시적인 노력의 이상은 점차더 위험한 것으로 바뀌었다. ‘규율 없이 제멋대로인 이웃들이여, 우리가 얼마나 모범적인지 보아라‘라는 생각이 ‘독일적인 것으로 세상이 치유되어야 한다‘는 지나치게 자신감 넘치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범성과 품위의 가치를 그 자체로 인정할 수 있으려면 공공연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인식의 상호성이 생겨난다. 말하자면 각자가 자신의 의무를 다했는지 인식할 수있듯이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의무를 어느 정도 수행했는지를 본다. 하지만 자신의 미덕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과시하는 것은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과 똑같이 사회적 관습을 깨는 행위다. 말하자면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공이나 긍정적인 자아실현, 집단을 위해 자신이 뒤로 물러나는 겸손함이 아니라 야망 없는 야망, 사회적 제재에 대한 두려움에서 생겨나는 공명심이다. 여기서 ‘공명심 Ehrgeiz‘의 어원을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원한 교정 수단이 된다. 만약 그 시대에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소셜 미디어 프로필을 작성해야 했다면 우리는 1933년까지의 독일의 딥 스토리를 불완전하나마 다음과 같이 제안할 수 있다. ‘나는내 의무를 다하고 있을 뿐이다." 또는 "우리는 각자의 의무를 다하기만하면 된다." - P371
"대략 20대 안팎의 젊은 독일인들은 자기 삶의 모든 내용, 그러니까 좀더 깊은 감정, 사랑, 증오, 환희, 슬픔뿐만 아니라 모든 화젯거리와 자극의 소재까지도 공적인 영역에서, 말하자면 거저 받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이와 함께 특정한 서사적 고정점이 만들어졌다. 즉 해방, 또는 극단적 적대주의를 통해 다른 민족들을 비인간화시키는것으로서의 최종 승리Endsieg가 그것이다. 1923년의 인플레이션, 빈곤과 굶주림의 경험은 독일을 특히 집단적으로 ‘모든 환상적인 모험‘ 에 대비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유치한 집단취기‘를 통해 고난과 굴욕에서 해방되기를 원했다. 수많은 독일인은 조국과 가족을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의무를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상처받은 자기이미지를 회복하는 유일한 자극제는 전투적인 것이었다. 생산적인딥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틈새를 히틀러가 메웠다. - P373
하프너에 따르면 1933년 히틀러가 집권했을 때 먼저 ‘역겨움의 마법‘이 독일인들을 매료시켰고, 그 후에는 사회 전체가 이 내러티브를 따랐다. 심지어 원래는 이러한 내러티브에 반대했던 많은 사람까지 말이다. "신화시대에, 전쟁에서 패한 부족이 누가 봐도 믿을 수 없는 자기의 부족신을 버리고 승리한 적의 부족신을 수호신으로 받아들일 때 일어났을 법한 과정이었다. 지금껏 믿고 따랐던 성(聖) 마르크스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성(聖) 히틀러가 더 강력했다. 마침내 그들은 다시 강력한 내집단, 즉 신화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무라는 오랜 딥 스토리를 위한 목표를 갖게 되었다. 동참을 원하지 않았던 사람은 내적으로 또는 외적으로 망명을했다. 1934년에서 1938년까지 독일에서는 ‘유년기의 회상록, 가족소설, 전원시‘가 호황을 누리기도 했는데, 하프너는 이러한 현상을 다가오는 전체주의의 공포로부터의 서사적 도피로서 관찰한다. 행진과 집단 수용소, 군수공장과 나치 선전 신문 <돌격대Sturmer> 상자의한가운데서 아주 끈질긴 내면성과 시간 초월성을 지닌 문학이 대량으로 만들어졌다. " 동시에 그는 조용히 또는 큰 소리로 저항할 용기가있는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사회의 모든 집단이 얼마나 빨리 체념했는지에 대해 한탄한다. 나치 체제가 맨 처음 확립되었을 때 복종적인 민족에게 깊이 내면화된 무조건적인 순종 의식은 큰 득이 되었다. 하프너는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점차 확산하고 있는 민족주의가궁극적으로 독일인을 참을 수 없는 잔인함으로 이끌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독일인들의 특별한 ‘이타심‘, 즉 윤리와는 상관없는 의무감으로 바꾸어 말할 수도 있다고 본다. - P374
과학소설 작가 어슐러 르귄 Ursula K. Le Guin은 자신의 에세이 「구의 운반가방 이론 The Cartier Bag Theory of Fiction(1986)에서 영웅여정이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영웅 여정이 수천 년 동안 어떤 다른 서사 방식들을 억압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인류 초기의 채집인들은 먹을 것을 조달하는 일만 하면 됐고 아주 많은 시간을 가지기는 했지만,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는 극적인 경험은 거의 하지못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위험한 매머드와 대담한 용사들에대해 전하는 사냥꾼의 이야기 뒤에 가려져 있었다. 르귄은 ‘살육자이야기Killer Story‘와 ‘삶의 이야기 Life Story‘를 구분한다. 한편으로는 화살이 발사되어 과녁을 맞히는 것과 같은 선형적 갈등을 담고 있는 이야기, 다른 한편으로는 큰 소동을 중심으로 굽이굽이 흐르는 이야기. 이이야기는 도구와 무기를 거부하고 에너지(음식의 형태)를 밖으로 내뿜기보다는 그것을 담을 수 있는 용기와 가방을 칭송한다. 르귄은 살육이야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과 명시적으로 연결 지으며, 소설 특히 과학소설에서 운반가방에 상응하는 것을찾는다. 그녀는 서사를 갈등으로 환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영웅을 무대에 세우기보다 가방 안에 집어넣으면 ‘토끼나감자처럼 보인다. 이것이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다. 즉 소설은 그안에 영웅 대신 사람들을 담는다." - P411
이스라엘의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에 따르면 자유화와 해방으로인해 불안이 증가하면서 과장된 남성성, 즉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확인하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성장하는 남성 자기 서사의 한 형태가 생겨났다. 이러한 서사가 가장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것이 포르노그래피 Pornography다. 포르노그래피는 디지털화와 그에 따라 극도로 단순화된 제작 및 배포를 통해 명백히 여성 혐오적인 차원을 다시 한번 배가시켰다. 오늘날 인터넷에 접속하는 모든 14세 청소년은 온갖 성적표현이 난무하는 폭력적인 이야기들을 소비할 수 있다. 반면 ‘페미니스트 포르노라는 방편으로 모욕적인 남성의 시선과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여성의 시선을 대비시키려는 최근의 시도들은 여전히 상업적돌파구를 찾고 있다. 포르노그래피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다수의 포르노가 우리가 이 장에서 파악하고 있는 내러티브를 정확히 재현하고 있다. 즉 여성을 물건이나 함정으로 남성을 지배자나 기계로 간주하며, 성을 투쟁으로, 쾌락을 자원으로 여긴다. - 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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