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기원전 480년경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페르시아인은 그수가 훨씬 더 많았지만 그렇게 전설적으로 막강하지도 않았고 그리스 병력을 빠른 속도로 돌파하여 제압하지도 못했다. 이와 함께 스파르타인이 특별히 영웅적인 역할을 했는지는 전해지는 바가 없지만일반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없다. 고대 그리스에서 스파르타인은 번번이 전투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특별히 유능한 전사로 간주하지 않았다. 다만 기원전 404년 아테네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다른것도 아닌 바로 페르시아의 금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자주 회자하는 슬로건 ‘몰론 라베Moov LaBé‘(‘와서 가져가라! 즉항복하느니 죽음을 각오하고 무기를 가져가라는 뜻)와는 달리 스파르타인은 자주 항복했다. 그들은 그 시대의 다른 도시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타락하고 결함이 있고 기회주의적이었으며 결국 군사강국으로서 몰락을맞이했다.
프랭크 밀러Frank Miller가 1998년에 터무니없이 과장된 이영웅 이야기를 300』이라는 만화로 만들지 않았다면 오늘날 아무도 스파르타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며, ‘거대한 인종반전Umvolkung (나치가 제3제국 식민지 국민을 ‘게르만화‘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사용한용어-옮긴이)이나 다른 공포 시나리오에 맞서는 문화 전쟁에서 스파르타가 전사 국가의 모범으로서 칭송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2006년 이 영웅 이야기는 할리우드에서 제라드 버틀러가 중심인물인 레오니다스 왕 역을 맡음으로써 어느 정도 믿음이 가는 우화의 등급으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되었다. 적어도 이것은 문화 쇼비니즘(자신이속한 국가나 사회의 문화가 가장 우수하다고 믿는 사상-옮긴이) 메시지와 관련이 있다. 역사적 진실은 훨씬 더 세속적이고 인간적이다. 하필 동성애에 빠져 있고 크세르크세스와의 유일한 전투에서 패배한 국가인 스파르타가 동성애와 이슬람을 혐오하는 허세꾼들의 이념적 동경의 장소가 되었다는 것은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 P310

불굴의 스파르타인과 같은 신화는 현대 대중문화에서 파시즘적사상의 적응력과 호환성을 드러낸다. 파시즘이 존재하지는 않지만파시즘적인 미학은 존재한다. 이는 원시 파시즘 또는 부분적 파시즘, 즉 문화적으로 유사한 ‘순수한 역사적 파시즘의 정신을 잠재의식적으로 노련하게 전달한다. 이와 같은 파시즘의 파편들은 무수히 많은문화상품 속에 파묻혀 있으며, 이를 통해 이러한 문화상품은 파시즘을 계속해서 매력적으로 만드는 두 가지 서사적 특성을 보이게 된다. 즉 파시즘은 긴급한 위협을 이유로 들어 영웅을 일반 사례로 상승시킨다. 그리고 동시에 파시즘은 모든 파시즘 영웅에게 자신을 변화시켜야 하는 임무를 면제해준다. 이를테면 스파르타인처럼 그저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워야 할 뿐이다. - P312

스파르타 신화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파시즘은 오래전부터 우리가알아차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미학적으로 형상화되었다. 전설과 신화의 프레임이 씌워진 대중문화산업의 제작물인 스타워즈 시리즈는파시즘의 미학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 코드와 광범위한 참조의 당연한 부분이 될 수 있었는지를 매우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서부극을 우주로 확장한 <스타워즈> 시리즈, 사무라이 영화, 플래시 고든, 기사의 무용담, 그리고 제3제국. 조지 루카스 감독은 내용으로나 시각적으로나 나치즘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몇몇 카메라 앵글은 나치 선전, 더 정확히 말하자면 레니 리펜슈탈 Leni Ricfenstahl의 영화 <의지의 승리Triumpf des Willens>(1935)를 강하게 연상시킨다. 또한 의상 디자이너 존 몰로 John Mollo는 <스타워즈> 의상의 기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제국의 사람들이 능률적이고 전체주의적이며 파시즘적으로 보이고 선한 사람들인 반란군은 서부극과 미 해군 사람들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 P323

악을 정형화함으로써 악이 미화되는 것은 문제이다. 이를테면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파시즘적 등장인물이 팬들이 감탄하는 우리대중문화의 당연한 일부가 될 때처럼 말이다. <스타워즈> 등장인물은 말 그대로 번역하면 ‘나치 돌격대‘라는 뜻을 가진 ‘스톰트루퍼‘ 헬멧을 착용하고 장교는 게슈타포처럼 보인다. <스타워즈> 등장인물들은 수많은 티셔츠에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중독성 강한 재미있는영상물 속에서 화려한 춤을 추기도 하며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카니발 의상이 되기도 한다. 디즈니랜드 테마파크의 제국군 스톰트루퍼퍼레이드를 생각해보면 그 심연은 더욱 명확해진다. 디즈니랜드조차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마법 같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성Sleeping Beauty Castle 앞에서 펼쳐지는 이러한 동화 같은 행진을 ‘복종과 힘의 위압적인 과시‘라고 묘사한다. 온 가족을 위한 파시즘이자 완벽한 휴가!
영화평론가 린제이 엘리스Lindsay Ellis는 이러한 현상을 ‘코스프레 파시즘Cosplay Fascism‘이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혼란에 빠뜨리는 시각적 왜곡으로, 레이디 가가 Lady Gaga, 마릴린 맨슨Marylin Manson또는 람슈타인 Rammstein에게서 보이는 파시즘 모티브의 대중문화화와 유사하다. 동화 세계를 모방한 테마파크라는 매우 인공적인 배경앞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우리의 둔감함을 잠깐 느낄 수 있다. 낯설게하기 Verfremdung 효과로 파시즘의 역사를 놓치게 하는 이러한 연출 속에서 우리는 부분적으로 불쾌감을 인지하기는 하지만, 이를 소비하고 싶은 매혹을 느끼기도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릴 때 자연스럽게 악당을 연기하거나 물리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 P327

탈중심화된 파시즘이 기술적으로 촉진됨으로써 디지털화된 사회는 근본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에 대해 피엘리츠와 마크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극우주의의 동력이 된 동일한 플랫폼들이이제는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라 예상된다. [..] 동시에 그 플랫폼들은 극단주의자와 심지어 테러리스트, 즉 자유민주주의의 공공연한적들도 사용하는 가상 조직구조를 제시한다. 이와 동시에 디지털가능성이 상징하는 모든 자유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적 자유에 어긋나는 역학이 생성된다. 디지털 파시즘은 그러한 역학이다. 20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많은 곳에서 인용되는 이탈리아 작가이그나치오 실로네Ignazio Silone의 발언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파시즘이 회귀한다면 파시즘은 ‘나는 파시즘이다!‘라고 말하지 않을것이다. 파시즘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반파시즘이다!" 이 특수한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자신을 새롭게 이야기할 수 있으며 다양한시대마다 주어진 서사적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자신과정반대의 것이 되면서도 말이다. 파시즘을 트로이의 카멜레온이라고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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